Van Gogh

밀밭, 사이프러스, 별빛 ....

by 정성기

난 내가 잘 못하는 걸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그래서이고, 골프를 좋아하는 것도 그래서이며 , 그림 역시 그러하다.


내게 현대미술은 여전히 조영남의 화투패 같아 보이기만 한다. 마크 로스코의 것을 보면서 눈물 흘린다는 인간들을 이해할 만큼 심원한 안목도 없다. 그런 일천하고, 미천한 식견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가는 그림들이 있었고, 그런 그림 중 하나가 <까마귀 나는 밀밭>이었다.

Van Gogh, 1890

엊그제 고흐 전시회에 다녀왔다. 행여나 미어터질까 저어하여 한 달을 묵혔다가 다녀온 것이다. 마누라 포섭은 실패했다. 미장원 예약이 있단다. 막내딸 역시 친구와 선약이 있다네. 허긴 세뱃돈 써야지. 큰딸하고 다녀왔다.


내가 보고 싶었던 그림은 없었다. 전시회 곳곳에 “너희가 고흐를 감탄해야 하는 온갖 이유”라며 훈계하는 듯한 안내글들이 걸려 있었다. 마뜩찮다. 왠지 강요당하는 느낌. 전시관 초입 고흐의 습작들을 보면서 느낀 불안은 출구를 나설 때 쯤 “당했다”라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사이프러스도 없었고, 별빛도 없었으며, 까마귀도 없었다.



' 씨부레~ 가고 싶다, 암스테르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