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lane Truth for Golfers

스윙 이론과 언어, 서로 다른 플레인(plane)

by 정성기



<The Plane Truth for Golfers>
저자는 유명 골프 교습가 짐 하디(Jim Hardy).
스윙 플레인(swing plane)에 관한 책이다.
현재는 다행(?)히도 절판되어, 이제는 구하기도 어렵다.

인상 깊었던 문장 몇 줄을 옮겨본다.


“스윙에는 단 한 가지 목적만이 존재한다. 반복 가능한 임팩트가 그것이다. 늘 반복할 수만 있다면 방법쯤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는 하나의 스윙 이론이 모든 스윙에 다 적용된다는 생각을 버렸다. 어떤 한 가지 스윙을 하면서 다른 스윙의 기초를 더하면 오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들어보았거나 심지어는 절대적인 기본이라고 믿어왔던 많은 것들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문장들을 읽다가, 문화비평가 레이먼드 윌리엄스가 『키워드(Keywords)』 서문에서 했던 말이 문득 100% 이해됐다.


“사실 저들은 우리와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윌리엄스가 말하는 ‘키워드’란, 모두가 안다고 믿는 단어들이다.
‘문화’, ‘민주주의’, ‘자유’, 심지어 '사랑' 같은 말.
우리는 같은 단어를 쓰지만, 각자 머릿속에 떠올리는 그림은 조금씩, 혹은 전혀 다르다.


골프로 옮겨 보면 이렇다.
한 사람은 원 플레인 스윙을, 다른 사람은 투 플레인 스윙을 전제로 말한다. 그런데 서로가 서로를 ‘틀렸다’고
뜯어 고칠 생각만 한다.


윌리엄스의 말을 빌리면, 애초에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데, 같은 언어라고 착각하고 싸우는 셈이다.

소쉬르 식으로 굳이 말하자면 기표(記標)니 기의(記意)니 복잡하게 갈 것도 없다. 소통의 기본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어떤 전제를 깔고 말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렇지 않으면 “밤새 울고… 누구 죽었냐?” 하기 쉽상이다.


우리는 같은 말을 쓰면서도, 생각보다 자주 전혀 다른 플레인(plane) 위에서 스윙하고 있다.
문제는 스윙이 아니라, 전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