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정상까지 10km 산행길

[북한산 등반기 1코스] 우이구곡 따라 백운대까지...영봉서 인수봉 감상

by 이철현

지난 10월 내내 북한산과 북악산을 오르내렸다. 서울관광재단으로부터 요청을 받고 북한산 등산로 10코스와 북악산 등산로 10코스를 등반하고 탐사기를 작성했다. 등반 코스, 소요시간, 이동거리, 난이도를 체크하고 들러야할 지점을 정리했다. 탐사기는 영문으로 번역해 북한산과 북악산을 찾는 내외국인에게 배포할 예정이란다. 편집 과정에서 정보 위주로 내용을 간추리다보니 등반 코스 스팟마다 담긴 흥미로운 스토리가 다수 빠져 아쉬웠다. 이에 탐사기 내용을 다시 간추려 북한산과 북악산 탐방기를 각각 10회씩 총 20회를 올린다.

IMG_2116.JPG 영봉서 바라다본 인수봉. 인수봉은 영봉서 볼 때 가장 아름답다.

요약 - 이동 거리 10.5km 소요 시간 4시간20분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다. 서울도심등반센터에서 출발해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 이르기까지 우이동구곡 길을 따라 걸다보면 왼쪽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 소리가 상쾌하다. 백운대에 오르기 전 하루재에서 영봉으로 오르는 길은 아주 가팔라 숨이 차지만 해발 605m 영봉 정상에 오르면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는 인수봉을 정면에 마주할 수 있다. 하루재까지 내려와 백운대로 가는 길을 다시 올라야 한다. 백운대는 해발 830m 정상 답게 발 아래 만경대와 노적봉을 굽어볼 수 있다. 너른 바위에 앉아 레고블럭처럼 가지런히 쌓아놓은 집과 건물을 내려다볼 수 있다.


등반 코스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 우이동구곡 제3곡 찬운봉 → 백운탐방지원센터 → 하루재 → 영봉 → 하루재 → 백운대 →용암문 → 도선사 →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

북한산 단풍.jpeg 백운대에서 내려다본 북한산. 10월 북한산은 단풍으로 물들고 있었다.

포인트


영봉

영봉은 백운탐방지원센터에서 하루재를 거쳐 오르는 해발 604m 봉우리다. 인수봉을 정면으로 조망할 수 있어 이곳에 오르면 가장 멋진 인수봉을 감상할 수 있다. 영봉은 ‘산악인 영혼이 쉬는 봉우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북한산에 오르다 숨진 산악인을 추모하는 비석들이 인수봉을 향해 세워진데서 유래했다. 지금은 추모비들은 철거됐고 대신 도선사 부근 무당골에 합동 후모비가 세워졌다.


백운대

높이 836m 북한산 최고봉으로 북쪽으로 인수봉, 남쪽으로 만경대를 내려다 볼 수있다. 시야가 탁 트이다보니 북한산 봉우리들을 굽어볼 수 있고 저 머리 사람 사는 동네가 발 아래에 보인다. 정상 바로 아래 너른 바위에 앉아 한참 쉬었다 가는 등산객이 많다.


인수봉

북한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해발 810.5m)이다. 예로부터 백운대, 만경대와 함께 인왕산을 삼각산 또는 삼각봉이라 불렀다. 정상까지 나무 한그루 없는 화강암 암벽이 위압적으로 솟아있어 암벽등반 코스로 유명하다.

노란 단풍.jpeg 오르는 길에서 만난 노란 단풍

주의사항

◼하루재에서 영봉 오르는 구간은 아주 가파르고 추락위험구간이 있다. 백운봉암문에서 백운대까지는 오르막길을 핸드레일을 잡거나 바위를 네발로 기다시피 오르는 구간이다. 노약자는 두 구간을 오르지 않는게 좋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불편한 등산객이라면 등산 스틱을 준비해야 한다.

◼백운대 맞은편에는 화강암 덩어리 인수봉이 보인다. 이곳에 오르려면 암벽등반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사전 훈련도 받아야 한다. 훈련 받지 않고 맨손으로 오르는 건 자살행위에 가깝다.

◼백운대에서 용암문으로 가려면 백운봉암문을 지나 내려가야하는데 100m 채 내려가기 전에 갈림길에서 반드시 왼쪽 대동문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냥 내리막으로 직진하면 약수암으로 가는 바위 깨진 돌 길이 이어진다.


휴식과 정보

하루재에서 충분히 쉬고 백운대에 오르는게 좋다. 중간에 쉼터가 딱히 없다. 백운대 너른바위에 앉거나 누워 발 아래 봉우리나 동네를 있자면 훌쩍 시간이 흐른다. 내리막길이 가파르므로 충분히 쉬며 체력을 회복한 뒤 하산하는게 안전하다.


이동수단

우이북한산신설선 타고 북한산우이역에서 내려 왼쪽으로 300m 가기 전에 서울도심등산관광센터에 닿는다. 잠시 들러 등산정보가 담긴 책자를 챙기거나 소지품을 맡길 수도 있다.

IMG_2139.JPG 북한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전경

스토리

▢북한산은 서울을 지키는 진산이다. 진산은 도읍지나 마을을 지키는 주산으로 제사를 지낸다. 조선 시대 동쪽 금강산, 남쪽 지리산, 서쪽 묘향산, 북쪽 백두산, 중앙 삼각산을 오악이라 하고 주산으로 삼았다. 고려 성종부터 1900년까지 삼각산으로 부르다 조선중기 숙종이 1711년 북한산성을 축조한 뒤 ‘한강 북쪽 큰 산’이라는 뜻으로 북한산이라 불렀다. 우이령길 기준으로 남쪽 북한산, 북쪽 도봉산으로 나뉘며 서울 북쪽 도봉구 강북구 성북구 종로구 서대문구 은평구 6개 구와 경기도에 걸쳐있다.


▢파타고니아 설립자 이본 취나드가 1963~1964년 주한미군 시절 인수봉에 올랐다. 당시 한국인 산꾼 선우중옥, 이강욱과 함께 인수봉에 오르면서 귀바위 크랙코스, 이른바 취나드 A, B 코스를 개척했다. 취나드A 코스는 6개 피치 181m, 취나드B 코스는 5개 피치 177m로 이루어져 있다. 주말마다 암벽에 매달려 정상에 오르는 암벽등반 애호가를 볼 수 있다.


▢영·정조 시대 문신 이계 홍양호가 <우이동구곡기>를 쓰고 우이동 풍경을 구곡으로 나누어 이름지었다. 화강암 벽이 병풍처럼 드리고 울퉁불퉁한 바위와 돌이 흩뿌려진 계곡으로 만경대에서 발원한 물이 경쾌하게 내려온다. 물이 흐르다 고인 곳에 사파이어 빛 짙은 물 구덩이를 만들다 이내 다시 흘러 내린다. 도선사까지 오르는 길에 9개 계곡 풍경 중 3개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백운대 정상에 선 철현.jpeg 북한산 정상 백운대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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