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물 바람이 어울려 오감이 즐거운 비봉 구간

[북한산 2코스] 북한산 순수비 옆 최고의 서울 전망

by 이철현

요약 소요 시간 3시간 이동 거리 5.56km

비봉 코스는 북한산 등산로 치고는 짧지만 오감이 즐거운 구간이다. 한국 산이 갖춰야할 여러 요소를 압축해 모아 놓은 느낌이다. 우선 승가사까지는 산에서 내리는 청아한 물 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오른다. 산 중턱에 있는 절에 들어가면 암벽에 부조된 거대한 고려시대 불상을 볼 수 있다. 비봉 정상에 기다시피 오를 때는 식은 땀이 난다. 정상에 오르면 그늘 하나 없는 화강암 암반에 쏟아지는 햇빛을 고스란히 받는다. 산 정상에서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사방으로 탁 트인 파노라마 뷰를 감상한다. 백운대는 오르지 않더라도 비봉에는 들러야 하는 이유들이다.

비봉 정상 코뿔소 바위 위에서.jpeg 비봉 정상 코뿔소 바위 위에서

COURSE

구기탐방지원센터 →승가사(석조승가대사좌상) →마애석가여래좌상 → 사모바위 →비봉 → 진흥왕순수비 → 금선사 →비봉탐방지원센터


SPOT

비봉

비봉(해발 560m)은 백운대(836m)보다 낮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더 낫다. 비봉에서는 정상에 지키고 있는 진흥왕순수비를 중심으로 360도 파노라마뷰를 볼 수 있다. 사방에 시야를 가리는 것도 없다. 비봉 정상에는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져 있다. 비옹은 비석(진흥왕 순수비)이 세워진 봉우리라는 뜻이다. 진흥왕 순수비는 훼순을 막기 위해 1972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 보존하고 있다. 비봉 정상에 세워진 비석은 복제품이다.

사모바위 앞에서

승가사

비봉에서 동쪽으로 1km 가량 떨어진 산 중턱에 있는 절이다. 서역인 승려 승가대사를 모시고 있다. 승가대사는 640년 출생하여 당나라로 건너와 53년간 불교 전교에 헌신했다. 죽은 뒤 십일면관음보살의 화신으로 숭배되었고 비를 내리고 홍수를 다스리며 병을 낫게 하는 영험한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사찰 내 석굴 안에는 승가대사 석상이 모셔져 있다. 석상 광배 뒷면에 1024년 만들어졌다고 새겨져 있다. 승가사 이름도 승가대사를 기리기 위하여 붙여졌다.


금선사

내려오는 길 산 중턱에 금선사가 있다. 마당에 개가 한마리 한가로이 앉아 있는 곳이다. 법회가 열리는 반야전을 지나면 200년 넘은 소나무가 중앙에 자리한다. 소나무 지나 108 계단을 오르면 주불을 조심 대적광전이 있다. 입구 앞에는 북카페가 있어 차 한잔 마시고 책 읽으며 보낼 수 있다. 금산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손님들이 정기적으로 와 동굴 속에서 부처님을 기리고 간다.

IMG_2259.JPG 비봉 정상에서 바라다본 사모바위

트래블정보

◼비봉 밑자락에서 진흥왕순수비까지는 깍아지를 듯한 화강암 바위를 기다시피 올라야 한다. 상당히 가파르고 바위 투성이라 매우 위험하다. 등산 숙련자나 겁없는 청년들이 암벽에 패인 홈을 밟고 오른다. 대신 비봉은 용기 있는 자에게 북한산 최고의 파노라마 전망을 선사한다.


◼승가사에서 가파른 돌길을 오르다 삼각 교차로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비봉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사모바위다. 가까운 사모바위부터 들르고 비봉으로 가는게 낫다. 비봉에서 사모바위로 가려면 오던 길을 한참 거슬러 가야 한다. 비봉 정상에서 산 능선따라 시선을 옮기면 북한산 준봉들을 등에 업고 우뚝 솟은 사모바위가 보인다.

IMG_2251.JPG 108 계단 올라야 뵐 수 있는 마애석가여래좌상

◼승가사 경내로 들어가려면 계단을 한참 올라야 한다. 석조승가대사좌상이나 마애석가여래좌상까지는 더 가파르다. 마애석가여래좌상 앞에는 108계단까지 버티고 있다. 절 내에서는 등산 스틱을 사용할 수 없다. 스님들이 수양하고 있어 정숙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불편한 분은 승가사 관람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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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순수비 앞에서.jpeg
오르기 매우 위험한 비봉 정상에서 북한산순수비와 함께

휴식과 정보

승가사까지 계곡길이다. 북한산 정상에서 내린 맑고 투명한 물이 경쾌하게 흐르다 바위 사이 웅덩이를 만나면 고여 작은 연못을 이룬다. 그곳에는 버들치 같은 물고기가 살고 있다. 오르다 지치면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쉬다 가는 것도 좋다. 진흥왕 순수비까지 오르면 사방으로 터진 전망을 구경하며 한참을 쉬다 내려와도 좋다.


이동수단

서울지하철 3호선 불광역 앞 정류장에서 7212번을 타고 승가사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그곳에서 800m가량 오르막길을 걸으면 구기탐방지원센터에 닿는다.

IMG_2278.JPG 북한산 순수비 옆에서 내려다본 서울 전경

TIP

▢승가사 대웅전 뒷편 108계단을 오르면 큰 바위에 부조한 마애불상을 볼 수 있다. 고려 초기 10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불상 이목구비가 선명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가사를 입고 있다. 머리 위에는 천개석이 있다. 제작 기법이나 규모 면에서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 1400년 동안 국난을 닥치면 왕과 귀족이 참배했다.

▢신흥 진흥왕(재위 540~576)이 한강유역을 점령한 뒤 북한산을 친히 방문해 비봉 자리에 순수비를 세웠다. 추사 김정희가 19세기 전반에 비문을 판독해 진흥왕순수비임을 밝혔다. 비문에는 진흥왕이 북한산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여러 고을에 세금을 면제하고 죄수들을 석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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