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농부 분투기 8화

옥수수 따기

by 예담

옥수수가 어느 정도 자란 것 같은데, 지금 따는 것인지, 더 두었다 따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시골에서 농사일을 거들면서 자랐다고 생각되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직접 키운 옥수수 모종

“윤미엄마, 옥수수는 언제 따는 거야?”

“익으면 따지요.”

“익었다는 것을 어떻게 아냐구?”

“옥수수 수염 색깔이 짙어지면 익었다는 표시니까. 그때 따면 될 거예요.”

옥수수 수염을 살펴본다. 갈색이다.

‘이게 색깔이 짙어졌다는 거구나.’


소쿠리를 들고 가서 옥수수를 땄다. 위로 뽑아야 하는지, 아래로 해서 잡아당겨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겠다. 스스로 생각해도 영 어설프다.

‘그래도 휴대폰이 있으니, 모르는 거 있으면 전화를 걸 수 있어 좋네.’ 하면서 전화를 걸었다.

“비트는 것처럼 잡아당기면 돼요. 몇 번 하면 감이 잡혀요.”


알았다고 하고 옥수수를 비튼다. 안 빠져나온다. 다시 전화 걸기도 뭐해 가위를 가져다 잘라낸다.


옆 밭에서 트랙터로 밭을 갈던 남자가 트랙터에서 점프하듯 내려서 다가온다. 그렇지 않아도 아까부터 힐끔힐끔 쳐다보아서, 무슨 부탁을 하려나 하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아줌마!”

“왜요? 물 드릴까요?”

오지랖이 발동해 지레짐작으로 묻는다. 혼자 온 사람이라 마실 물을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 모르는 척, 하려고 했는데, 아줌마 때문에 내가 밭을 갈 수가 없네요.”

‘나 때문에 밭을 갈 수가 없다니, 대체 이건 무슨 소리?’

“네?”

“아줌마, 지금 옥수수 따면 안 돼요. 익지도 않았는데 지금 따고 계신거라구요. 내가 보기에 열흘은 있어야겠는데,”

“어떻게 아세요?”


참 신통방통하다. 멀리서 한눈에 보고도 딸 시기를 알다니.

“그냥 보면 아세요?”

신기해 진심으로 묻는다.


“아줌마가 지금 옥수수를 따는 것은 달이 차지 않은 아이를 억지로 꺼내는 거라구요.”

“?”

“임신으로 따지면 제왕절개해서 칠삭둥이나 팔삭둥이를 강제로 꺼내고 있다고 보면 돼요.”

옥수수 하나를 들더니, “자 보세요.” 하면서 껍질을 손가락으로 찢어 벌려서 보여준다.

“이것 보세요. 아직 이래요. 알이 작지요. 이렇게 손톱으로 눌렀을 때, 약간만 들어가게 단단해지면 그때 따는 거예요.”

“아, 그걸 어떻게 알죠?”

“옥수수 수염이 더 까매지고, 위로 뻗었던 옥수수가 옆으로 젖힌 것처럼 비스듬히 누워요. 그때가 딸 때라고 보시면 돼요.”

‘아하, 그렇구나!’

오늘도 선배 농부한테 한 수 배웠다.

이전 07화초짜농부 분투기 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