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농부 분투기 7화

서툰 농사꾼 티가 나다

by 예담

감자밭에 흰나비떼가 쌍쌍이 날고 있었다. 점심 먹은 후 믹스커피를 마시며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으려니 귀농 5년차 어르신이 오셨다.

호미로 인해 손가락에 생긴 물집

“안 힘들어?”

“힘들긴 한데, 저런 모습 보는 게 재미있네요.”

감자밭 위로 나풀거리는 나비떼를 가리켰더니, “아이구, 저것은 잡아야 하는 것이야.” 했다.

“예쁜데, 왜 잡아요? 보기만 좋네요.”

“이러니, 철없이 농사 짓는다고 덤비지.”


어르신은 우리 밭하고 밭 하나를 사이에 두고 1800평 정도 농장을 일구고 있다. 체리와 호두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우리는 체리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농장 안에 있는 집에서 100살 된 노모를 모시고 산다. 이곳에 터를 잡은 것은 노모의 고향이 가깝기 때문이라며 본인도 일곱 살까지는 외가에서 자랐다고 했다.


우리 부부가 일하고 있으면, 하루에 두 번 정도 마실 오듯 오셔서 이것저것 참견도 하시고, 농담도 하셨다.

믹스커피를 타다 드렸더니, 감자밭에서 날고 있는 나비는 배추흰나비라고 했다.


“저게 다 배추벌레에서 나온 거야. 나중에 배춧잎에다 알을 낳을 거라구. 잡아버려!”


저렇게 예쁜 짓 하며 날고 있는 흰나비들이 무농약 농사에 도전하는 우리 부부의 골칫거리 배추벌레라니.


“저게 배추벌레라구요?”

“그것도 모르고 뭔 농사여?”

체리 할아버지가 한심하다는 듯이 끌끌, 혀를 찼다.




하루는 고구마밭 잡초를 뽑고 있는데, 중년 부부가 유심히 쳐다보았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그랬더니, 반색을 하며 밭 안으로 들어왔다. 여자분이 나에게 호미를 건네 달라고 해서 엉겹결에 건네주었다.


“아줌마, 농사 처음이시죠?”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 줄 알았어요. 하도 서툴게 일을 하셔서. 자, 보세요. 고구마밭에는 이렇게 이랑으로 흙을 올리면서 김을 매는 거예요. 이런 것을 ‘이랑을 북돋아 준다’ 라고 해요.”

“농사 지으세요?”

“아니요. 우리는 다른 일을 해요. 그런데 시골에서 자라 이런 일을 하면서 컸어요. 아까 아줌마가 김을 매는 것을 보니 농사 처음이구나 싶었어요.”

나도 시골에서 자랐는데, 나는 참 아는 게 없구나, 싶었다.


그날 그 중년부부는 우리 부부 하는 일이 어설펐는지, 한참이나 우리 밭에서 고구마밭 김을 매어주었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 말이다. 그 부부는 오디를 따러 왔던 길이라고 했다. 전국을 무대로 냉동이나 난방 설비 일을 하러 다니는데, 어느 계절에 어디에 가면 무슨 열매가 있는지 알고 있다고 했다. 시간이 나면 재미 삼아 채취하러 다닌다고 했다.


점심때가 되어 점심을 사드렸다. 점심을 공짜로 먹었다고 그냥 갈 수 없다면서 다시 김을 매고, 고추나무에 순자란 것도 따주고 갔다. 그후로 종종 밭으로 놀러 왔다 갔다. 올 때마다 뭐를 챙겨오거나 도와주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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