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도 공식과 패턴이 있다

by 시선siseon

원래 행복은 찰나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허무하리만치 아무것도 아닌 순간에도, 매우 극적인 순간에도 무심코 찾아온다. 이제는 이 사실을 너무나 잘 안다. 인생은 근본적으로 고달프고, 행복은 찰나와 같다는 것을. 인생에 오래오래 지속되는 행복과 잠깐의 고통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었던 시기는 이제 지났다.


그렇다고 인생이 마냥 고통스럽기만 하다는 것은 아니다. 찰나의 행복은 고통의 일상을 견뎌낼 만큼 달콤하고, 또 때로 깊이 감동적이다. 그래서 인생을 좀 더 아름답게 살고 싶다면 찰나와 같은 행복을 일상에서 최대한 자주 마주치도록 그 빈도를 높이는 것 정도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 빈도를 높이는 법, 여기에 생각보다 쉬운 방법이 있다. 핵심은, 누구에게나 삶에는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 찰나 같은 행복의 순간은 기대치 않게 찾아오기도 하지만 행복을 느끼는 순간마저도 특정 조건을 따르거나 패턴화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조용한 카페,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 흐르고 맛있는 커피가 준비된 곳에 있으면 높은 확률로 찰나의 행복을 느낀다. 거기에 읽을 책이 한 권, 혹은 마음이 통하는 벗이 함께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고, 혼자라면 마음을 정리할 글을 쓸 수 있는 노트북만 있어도 좋다. 또한 창밖으로 산이든 바다든 탁 트인 풍경이 보인다 거나 카페의 인테리어가 내 취향이라면 거의 100%, 완벽하다.


이런 조건 정도야 언제든지 맞출 수 있을 것만 같지만 빡빡한 일상에서 이 정도 여유를 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공식을 하나 가진 셈이고 유사한 공식도, 패턴도 몇몇 있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거나 지쳤을 때, 충전이 필요하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나는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 간절하고도 절박하게 이런 공간을 찾는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나는 좀 더 정돈되고 충족된 상태가 되어 돌아오곤 한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함께하는 사람, 연인, 가족, 친구 등과 공유할 수 있는 행복의 패턴이 존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내가 함께하기로 선택한 사람인데 나의 행복한 공간이 상대에게 피로와 불편을 주는 공간이고, 상대가 행복을 느끼는 공간이 나에겐 무의미하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또 있을까 싶다 - 보통 이런 깨달음은 처음엔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느라 가려져 있다가, 오랜시간 함께하면서 드러나고야 만다 -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공간이, 조건이 다양할 수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하나쯤은, 곁에 있는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행복의 패턴이 존재하면 좋겠다. 이미 존재하다면 그것은 무한히 감사할 일이고, 존재하지 않는 다면 하나쯤은 반드시 만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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