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핸드릭스진토닉!
온다. 온다. 어느새 까무룩 잔뜩이나 밀려온다.
일요일 저녁이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다음 주에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부담이 마음 가득히 밀려와 들어찬다. 가슴이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어허. 주말 내내 그렇게 잘 쉬고 놀았는데. 그 충전 다 어디 가고 그새 또, 짓눌린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일은 해야 하고, 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어 결국 일을 해내기도, 하고 나서의 성취감을 크게 느끼기도 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건마는 그 과정이 쉬운 적은 한 번도 없다. 더 잘 해내고 싶고, 망치지 않고 싶고, 이왕이면 좀 더 다르게 해내고 싶고. 다 이런 욕심들 때문이다. 그저 덤덤히,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내면 되지 라는 가벼운 마음을 좀 가져볼 법도 한데. 일을 그렇게 해본 적이 없어 그렇다.
늘 나름의 고민과 스트레스의 산물로 나온 결과물은 '그저 할 수 있는 만큼만 적당히' 해낸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보다는 더 나은, 혹은 최소한 그만큼의 결과는 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어찌 적당히 해서 그게 되겠냐는 말이다. 허허. 쓰고 보니 늘 내가 가진 능력 그 이상을 해내 보겠다고 안달복달하는 것이 이미 시스템화 되어있어 늘 모든 일이 버거웠나 싶다.
이렇게 잔뜩 비관론을 쓰고 다 내려놓을 듯이 굴지만 결국 안다. 내일이 되면 또 일분일초를 스트레스받아가며 해내고자 애쓰겠지. 에휴. 그래도 그 보상은, 끝나고 난 뒤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면 충분할 거다. 아니다. 요즘 새로이 꽂힌 주종이 있었지! 한 일 년 전쯤인가. 친구랑 종종 가던 술집에서 핸드릭스 진에 토닉워터, 오이 슬라이스를 넣어주던 핸드릭스 진토닉을 마셨더랬다. 요즘 그게 자꾸 생각난다. 그래. 정했다. 다음 주 금요일에 보고서를 끝내고 나면 그동안 사봤자 주정뱅이나 더 되겠냐며 비싸다며 애써 코스트코를 갈 때마다 사고픈 맘 억눌렀던 핸드릭스 진을 한병 사리. 그리고 오이를 넓다랗고 얇게 썰어 토닉워터와 완전 내 취향의 핸드릭스 진토닉을 해 먹을 테다. 꺄! 생각만 해도 신나는구나. 잘 버텨보자 다음 일주일!!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