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참 끝도 없이, 대차게도 온다.
한여름 더위에 장맛비가 반갑기도 하건마는
조그만 땅 떵이에 어디는 폭우가 쏟아지고 어디는 폭염이 쏟아진다니
무언가 이미 손쓸 수 없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두렵기까지 하다.
퍼붓는 장대비에 마음이 심란한 까닭은
편치 않은 마음들을 목격한 나의 오지랖 때문이며
술김에 토해놓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불편함이
자꾸만 눈에 밟히는 탓인 듯도 하다.
쏟아지는 물줄기야.
그렇게 퍼부을 거면 이왕에 흔적도 남기지 말고
모두 쓸어가 주련.
쓸모도, 자격도, 필요도, 배려도,
아픔도, 슬픔도, 설움도, 피곤도,
죄 없이 맑은 물줄기가 모두 태워 가버렸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