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만 누리자고

by 시선siseon

땀이 뚝뚝 흐른다. 간신히 잡아탄 지하철에 다행히 자리가 비었다. 정신없이 달린 발이 이제사 쓰라려 살펴보니 어느새 물집이 구두에 쓸려 다 벗겨져버렸다.


- 아, 쓰라려


한번 드러난 상처를 보니 다시 구두를 신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루 이틀 그런 것도 아닌데 밴드 하나 준비해 둘 줄 모르는 성격을 괜스레 탓해본다. 이제 와서 뭘. 그렇지만 내리면 또 한참을 걸어야 하는데.


순간순간이 늘 소중하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아등바등하다 보면 어느새 다음 시간엔 지각이다. 늘 이런 식으로 미래에는 안중이 없으니 까진 발이 쓰라리고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야 간신히 한 번쯤, 미래를 걱정도 좀 하고 살아야지 하고 후회 비슷한 것을 해본다.


현실을 집착하는 건 욕심이 많아서 일까. 혹은 그저 성향일 뿐인 걸까. 아무려면 어때. 미처 준비하지 못한 미래는 언제나 조금씩 버거울지언정 나는 내가 숨 쉬는 이 순간. 현재가 좋다. 지금을 살고, 지금을 누리고, 지금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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