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공간이다. 하늘하늘하고 반투명한 새하얀 커튼이 적당히 안과 밖을 나누고, 한쪽 벽에는 주인장의 취향과 큐레이팅이 잔뜩 반영된 책과 와인, 술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니까 책은, 한 권마다 문장이, 혹은 추천사가 적혀있다. 그것은 와인도 마찬가지. 정성이 그득 담긴 큐레이팅은 서가에 들른 고객들이 눈여겨볼 수 있으면 좋다. 그래서 마음속 어딘가를 건드린다면 더욱 좋다. 그래서 그 물건을 집어 들고, 그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커피에 관해서 중요한 것은, 주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커피는 내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2~3가지 정도의 원두는 드립용으로 빼어두고, 아메리카노와 라테는 두 가지 원두로 제공한다. 고소하고 묵직한 맛을 원하는 이와 과일향이 가득한 풍미를 원하는 이의 커피 취향은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잔. 아무 무늬가 없지만 색깔이 고즈넉한 잔에 커피를 낸다. 아이스는 투명. 따뜻한 커피는 잔받침이 있는 커피잔. 커피 향과 책, 와인은 원래 잘 어울린다.
그리고 공간은 사색하는 개인을 위한 공간과 소통을 위한 공간을 구분한다. 책이 있어서, 맛있는 커피가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에는 굳이 동행자가 없어도 좋다. 그렇지만 따스하고 좋은 곳에 누군가를 동행하고 싶은 마음도 물론이다. 그들을 한 곳에 두면서도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러니까 경쟁력은, 커피와 취향이 잔뜩 반영된 책, 그리고 와인이다. 시작부터 모두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시작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알 수 없어서, 자꾸만 시작에 마음이 기운다. 어떤 카페 사장님은 그런 말을 했다. 손님 10팀이 오면 그중에 한 팀은 카페 창업을 고민한다고. 그렇게나 흔한 일. 그렇지만 그렇게나 수요가 많은 일.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