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

by 시선siseon
출처: 멜론 곡 정보


그런 음악이 있다. 그런 소설, 글이 있다. 그런 그림이 있다. 그런 영화가, 그런 드라마가 있다. 접하면 아랫배 깊은 곳이 찌릿하거나 가슴이 괜히 저릿저릿해서 소위 온 뱃속과 심장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기분이 드는 그런 작품들. 그런 감정을 행복이라고도, 슬픔이라고도 쉬이 정의할 수 없다. 그냥 슬픔이라고 하기엔, 그냥 기쁨이라고 하기엔 너무 애달프다. 울컥. 쏟아지는 눈물도 그저 슬퍼서는 아니다. 모르겠다. 그래, 그래서 '알 수 없는 눈물'이 나게 하는 작품들이다.


evearnolddivorceinmoscow.jpg 이브 아널드, <모스크바에서의 이혼> (출처: uk.phaidon.com)


그런 것들이다. 가장 살아있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순간. 그런 감정은 쉬이 공유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외로운 순간이며, 그 외로움을 오롯이 공유할 수 만 있다면 격정적인 키스를 퍼부어도 모자람이 없으리라. 그래서 끊임없이 찾는다. 그런 작품들을 찾고, 발견하고, 향유하는 순간의 희열. 그런 순간들로만 시간을 이어 붙일 순 없을까.


출처: 멜론 곡정보


그러나 그것은 반칙이다. 그런 격정의 순간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다. 그러한 찰나의 경험이 붙잡혀 작품으로 현화되는 과정은 결국 일상을 살아가는, 아니 살아내는 개인이기에 겪는 일상의 한 단면이다. 그런 물빛에 반짝이는 보석 같은 순간들만으로 일상을 살아가겠다는 것은 그러니 욕심이다. 행복만으로도, 슬픔만으로도 일상을 채울 수는 없다. 지루하고 무료한 일상이 그래서 디폴트 값인 이유다. 인생은 원래 고달프고, 무료하고, 외롭다. 그래서, 혹은 그래야만 보석 같은 순간이 찾아올 수 있다.


그래도, 하루쯤은 괜찮겠지. 흐릿하고 몽롱한 의식 속에 나를 잠재워 둔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취향의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