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쯤 까지, 나에게 소셜미디어가 없는 일상은 상상할 수 조차 없었다. 트위터라는 매체가 한국에서 처음 태동하던 2010년, 누구보다 먼저 이 ‘새로운 매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너무나 매료된 나머지 심지어 언론학 석사 논문을 트위터로 쓰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동시에 페이스북, 텀블러 등 당시 ‘핫’했던 모든 소셜 미디어도 빠짐없이 접속했다. 그렇게 매일매일 낯선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그리고 때로는 그로 인해 오래 묵은 인연들과 다시 연결되는 것이 마냥 신기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2년, 모든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했다. 고작 2년. 그런데 2년 만에 새로 접속한 소셜미디어 월드는 너무나 낯설어서 체감적으로는 거의 10년 치 공백이 느껴졌다. 고작 2년인데. 소셜미디어를 해온 시간에 비하자면 그리 오랜 시간도 아닌데 왜 그렇게나 멀게 느껴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2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의 괴리가 너무 커져버린 탓일테다. 현재는 조금 빨리 온 미래라는데 2년 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 그만큼 그 2년을 치열하게 살았던 것이라고 자위해본다 - 그리고 다른 이유는 예컨대 이런 것 들이다. 2년 전에 SNS에서 만났던 낯선 이들, 혹은 새로 연결되었던 오랜 이들과의 관계의 변화. 사실은 2년 치만큼 인연은 정말로 멀어졌는데 SNS에서는 마치 어제 본 사람인 양 존재하는 이질감. 2년의 시절이 무색하게 다시 서로 좋아요를 누르고, 잘 지냈냐고 인사하는 글들. SNS니까, 크게 의미두지 않을 수 있는 관심의 표시가 가능하게 하는 이런 연결고리들이 이제는 생경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반짝 온 사회를 뒤흔들었던 SNS(Twitter, Facebook, Tumblr 등)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세대교체(Instagram, Youtube 등)가 일어나고 났더니 기존 SNS 선도주자 그룹에 존재하는 이들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다. 그 시절에도 헤비 유저(Heavy User)로서 늘 눈에 띄던 사람만이 여전히 그 공간에 남아있는 정도라고 해야 하나. 아니, 사실 개인적인 관계의 관점에서 보자면 공백이 없었더라면 계속 새로운 이들을 찾아 팔로우/언팔로우를 통해 정리했을 관계들을 2년간 방치한 탓에 특정 헤비유저들로 타임라인이 도배되어 버렸다고 표현해도 맞을 듯하다. 여하튼, SNS를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이슈, 정보, 의견. 하다못해 타인의 일상조차도 매우 한정적이고 제한적인 공간이 되어버렸다.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정보와 의견들을 얻지 못하는 공간이라면 나에게 SNS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깨닫건대, 나는 SNS를 자기 기록, 과시적 목적이 아닌 정보와 여론을 소비하는 곳으로 인지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낯선 이들의 다양한 의견과 관심사를 접할 수 있는 곳이자, 유명인이어도 좋고 아니어도 좋았지만 가장 최신의 이슈에 대한 의견이 몰려다니는 양상이 보이는 곳. 그러나 이런 SNS를 누리려면 이것 조차 마치 정원을 가꾸듯 지속적으로 가꾸어주어야 했던 것이다. 잠시 소홀하고 나면 어느새 수확할 것이 없는 황량한 모래밭으로 변해버리는 곳.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곳. 한 달 만에 접속했든 2년 만에 접속했든 늘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해 안달인 불변의 기존 미디어 매체보다 나의 손길을 탄, 즉 내 취향대로 큐레이팅 되고 관리되어 선택적으로 정보를 받아보는 곳에 더욱 애착을 가지고 자주 접속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금 이렇게 왜 SNS가 생경해졌는지에 관해 구구절절 쓰고 있는 것만 봐도 내가 과거에 가졌던 애착을 반증하는 것일 테다. 이제는 물리적인 시간이 없어 정말 SNS를 관리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가능한 만큼의 애정이라도 더하다 보면 어느새 또 SNS가 다시 유용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