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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siseon Mar 27. 2022

감정을 관조할 수 있다면

사로잡힌 마음이 어지럽다.


이미 결론이 난 생각인데도 멈춰지지가 않는다. 분명 마음을 헤집었고, 낱낱이 보았다고 -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했다고 - 생각을 했는데 머릿속에서 자꾸만 재생되는 걸 보면 모두를 드러낸 것은 아니었나 보다.


생각에 대한 집착을 생각한다. 이쯤 되면 선후관계가 궁금한데, 생각을 계속해서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인지 집착을 해서 생각을 자꾸만 만들어내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이 모든 것은 마음씀에서 비롯한다. 제법, 마음을 쓴 탓이다. 모든 것이 나름대로 순탄해서 그렇게나 마음을 쓰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단 한순간. 단 한순간이다. 그 한순간의 방심이 그동안의 노력을 무색하게 한다.


그저 털어내면 될 일이다. 이야기를 해서 더 일을 크게 만들 것도, 그러는 것이 도움이 될 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 마음 편하자고 상대에게 쉽사리 내 감정을 던질 수는 없다. 설사 상대가 나에게 그렇게 했다 한들. 그렇다. 사실은 상대가 나에게는 그렇게 했다는 점이 어쩌면 모든 생각을 원점으로 돌리는지 모른다. 이 모든 생각의 시작이 상대가 던진 감정들이었다고 생각하면 그저 이 모든 것을 받아 안고 삼켜내기에 내 작은 그릇이 넘쳐버린 탓인지 모른다. 


감정은 늘 힘이 세고, 그래서 때로는 버겁다. 좀 더 무던했으면 한다.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흘러가는 것을 관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다 보러 가고 싶다. 혹은 흐르는 강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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