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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Apr 13. 2021

3년 전, 비트코인 2억 원치 압수한 검찰이 낸 수익

법의 사각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불법·유해사이트는 오늘날까지도 끊임없이 생성되고 운영되고 있다. 소라넷을 시작으로 해서 웹하드를 거쳐 N번방까지 이어진 음란물 공유장은 각종 성범죄를 양산하는 악의 근원으로 불리고 있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편 에이브이스누프라는 사이트에서는 수십만 개의 불법 촬영물을 사이트에 개시했다가 적발되어 운영자가 처벌받은 일이 있다. 당시 검찰은 범죄수익으로 발생한 비트코인 2억 원을 환수했는데 매각 시점에서는 코인 가격이 상승하면서 123억 원까지 뛰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검찰, 불법 음란사이트 비트코인 수익 몰수

몇 해 전 텔레그램 성범죄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이 전국을 들끓게 만들었다. 특히 본 사건은 아동·청소년이 피해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더욱 많은 이들을 분통하게 만들었는데, 이는 하루아침에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 소라넷을 시작으로 하여 에이브이스누프, 웹하드 등을 거쳐 텔레그램까지 불법 영상 공유 및 성범죄행위는 음지의 영역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불법 촬영물과 성범죄 사건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법의 처벌 역시 강경해지고 있다. 한편 이러한 불법 촬영물을 유료로 판매하여 수익을 거둔 가해자들은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당시 법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았던 비트코인을 통해 지불하게끔 한 경우가 있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건 중 하나로는 검찰이 소라넷의 후예라고 불리던 에이브이스누프(AVSNOOP) 관련 사건이다. 이 사이트는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불법 음란 촬영물을 유료로 판매한 회원 수가 120만 명에 달하는 곳이었다. 2017년 검거된 운영자는 징역 1년 6개월 형을 받았고 그들이 거둬드린 수익 역시 환수 명령이 내려졌다. 검찰이 당시 환수한 금액은 191비트코인으로 2~3억 원에 해당하는 가치였다.


비트코인 환수 금액, 2억이 123억으로

당시 검찰은 음란물 사이트 에이브이스누프로부터 191비트코인에 해당하는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다만 관련 법령이 없어 해당 비트코인을 압수 후 3년 넘게 보관해오다가 지난달 25일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특정 금융 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이를 사설 거래소를 통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개당 7,300만 원을 돌파할 정도로 폭등했기 때문에 국고 환수된 비트코인은 환수 당시와 매각 시점 사이에 상당한 가격 폭이 생겨났다. 검찰은 시세 변동 폭을 예측하기 어려운 가상화폐의 특성을 고려하고 환가 시기에 대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법률 시행 첫날을 매각 기일로 잡았다.


검찰은 예정되었던 대로 특정 금융 정보법 개정안 시행일에 맞춰 비트코인을 처분했다. 매각된 비트코인은 개당 6,426만 원의 가치가 매겨졌다. 환수 시점에서 2억 7,000만 원이었던 것이 도합 123억 원으로 매각되었으니 3년 만에 45배가 뛴 것이다.


시세차익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범죄수익을 환수하여 비트코인이 폭등한 시기에 매각한 뒤 120억 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둔 검찰에 대해 누리꾼들은 어떤 반응을 내놓고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테슬라 초기 투자자였던 국민연금의 사례와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다.


당시 국민연금의 경우 보유하고 있던 테슬라 주가가 700% 넘게 상승하면서 큰 수익을 거뒀는데 칭찬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국민연금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기금을 적절히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인데 대체 왜 쓴소리를 듣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한 이유로 한 전문가는 국민연금은 두말할 것 없이 자본 시장의 큰 손인데 42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대중들은 검찰의 행보에 대해서는 어떠한 평을 내리고 있을까?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정부는 돈을 쓰고 검찰이 돈을 버네", "제대로 일하는 건 검찰뿐", "검찰에서 연기금 운영해 주세요", "정부에서 가치 없다고 했는데 그걸 팔아서 돈을 만드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부정적인 평보다 긍정적인 평을 많이 얻고 있는 모양새다.


독일과 미국의 유사 사례

검찰의 비트코인 국고 환수 및 시세차익과 유사한 사례로 독일과 미국의 사례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겠다. 독일 바이에른 주 검찰은 2018년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불법 유포한 사이트 레젠운트 라우슌트로부터 비트코인 범죄수익을 압류한 일이 있다. 독일 검찰은 이를 1,400만 달러(한화 150억 원)에 매각했다. 독일 사법사상 최대 규모의 매각이다.  


한편 같은 해 미국 연방보안관실 역시 민형사소송 과정에서 몰수한 비트코인 3,812개를 경매에 부쳐 4,000만 달러 이상 확보했다. 핀란드 정부 또한 마약 밀매 단속으로 몰수한 비트코인 2,000개를 처분하기 위해 경매를 검토한 바 있다.


해외의 사례에서는 일찍이 시행되었던 제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막 법안이 개정되어 적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가상화폐가 제도권으로 일부 편입되는 법령이 도입되면서 우리 사회의 각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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