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를 시작으로 하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크게 상승했다. 그중에서도 강남 아파트 가격의 경우 2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폭등한 것이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한편 오는 6월부터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증가될 예정이라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다. 강남 집부자들의 심리는 어떠한지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지난 1년 사이 서울·경기 지역의 집값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했다. 2020년 6월 17일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오히려 부동산 가격 폭등이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지난 10일 현 대통령은 "부동산 부분은 정부가 할 말 없는 상황이 됐다"라고 언급하면서 집값 폭등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과 코로나19발 악재가 겹치면서 수도권 집값은 크게 올랐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주택 공급의 부족이다. 예를 들면 정부는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정비 사업에 대해 규제를 강화시켰는데 그 결과 사업승인이 줄어들면서 입주물량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강남지역의 주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었다. 부동산 불패의 타이틀을 지닌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2017년도를 시작으로 꾸준히 상승해왔는데 가격 상승을 이끈 대치·역삼동의 경우 2019~2020년에 걸쳐 많게는 10억 원 이상 올랐다. 한 달 동안에만 1억 원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공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2021년 전국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9%가량 증가했다. 공시가격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사안인데 올해 가격이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해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되자 공시가를 낮춰달라는 요구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노원구 하계동, 성북구 길음동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국토부에 항의 공문을 보내거나 기자회견을 여는 등 공시가격에 대해 반발을 적극적으로 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에 대해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국민들의 저항이 거센 것"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처럼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오르고 공동주택 공시지가까지 상승하면서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상당해졌다. 한 누리꾼은 이에 대해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에는 찬성하지만 공시지가 인상은 한 개의 주택밖에 갖고 있지 않은 실거주자들의 부담까지 증가할 수 있어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러 개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의 경우 세금 부담 증가로 인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게 될까? 일각에서는 "조세 부담 매물이 다량 쏟아져 나와 강남 지역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는데, 정작 강남 주민들의 답변은 이와 큰 차이가 있다.
'부동산은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분위기를 체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한 언론사의 기자가 직접 서울 강남 3구 지역의 부동산에 찾아가서 현재 매물이 얼마나 나오고 있고 지금까지 어느 정도 쌓여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과연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아 집값이 떨어지게 될지 조사했던 내용이 화제가 되었다.
먼저 그가 부동산에 찾아가 현재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지 묻자 공인중개사 대표는 "큰 변동은 없는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 중 보유세 부담 때문에 고민을 털어놓는 이들은 있지만 아파트를 팔 경우 양도세가 또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실제로 주택 소유자 A 씨는 "20억 원에 팔아서는 한 푼도 남지 않는다. 20년 동안 세를 줬던 집인데 양도소득세를 60%나 내야 한다. 이렇게는 못 팔겠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강남 8학군의 핵심 지역으로 불리는 대치동과 도곡동의 경우 아파트를 한 채 보유하고 있을 때 전용 84㎡ 기준 1,000~2,000만 원가량의 보유세가 부과된다. 세금 문제 때문에 6월 전 다주택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매물이 대량 쏟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1년 전에 비해 40%나 급감했다. 전통적인 강남의 노른자 땅 압구정동의 경우 매물량이 42% 감소했고 SRT가 들어서 있는 강남구 수서동은 19% 줄어들었다.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을 "강남 지역에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아파트를 내놓는 사람이 없다 보니 가격이 급등했고 부르는 게 값인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강남 다주택자들이 주택 처분 대신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집부자들은 보유세 부담이 커져도 집을 팔기보다는 미리 자녀에게 증여하는 차선책을 택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이상, 강남지역을 비롯한 서울 핵심 지역들은 매물이 나오지 않는 '매물잠금'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라고 예측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