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우리 사회에는 투자 열풍이 뜨겁게 일어났다. 특히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도 속출했다. 하지만 이런 투자 대박이 부럽긴 해도 큰돈을 투자할만한 여유자금도 불안함을 감당할 배포도 없다고 말하는 이들 역시 상당하다. 이처럼 평범한 직장인들은 큰 대박을 이루진 못해도 조금씩이라도 돈을 아끼기 이해 '짠테크'를 하고 있다는데, 자세한 내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2020년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된 이후 대다수의 사람들은 불안에 떨었다.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당장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 놓이게 되니 각국 정부는 국가 간의 이동이나 교류를 제한하는 등 조치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마비되었고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큰 충격을 받게 되자 주식 가격도 폭락하여 우리나라 역시 코스피 지수가 1,400수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각 나라의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유동성 완화정책을 펼쳤고, 그 영향으로 주식·비트코인·부동산 등의 자산은 유례없는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국내 대형주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 주식 또한 작년 초 40,000원 수준에서 최고가 96,000원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정부가 돈을 풀고 자산 가격이 폭등하게 되자, 기존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 중에 그야말로 '대박'을 이룬 사람들이 속출했다. 하루아침에 수십억의 자산가가 되어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된 이들이 상당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평범한 서민들은 오히려 더욱 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처럼 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고 그만큼 큰 성과를 거둔 이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게 되자 '파이어족'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파이어족은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벌어 은퇴자금을 마련해 경제적 자유를 얻은 뒤 조기 퇴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뜻한다.
실제로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옆팀 대리가 어느 날 사표를 내서 알고 봤더니 비트코인으로 30억을 벌었다더라"와 같은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투자 대박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늦게라도 기회를 잡아보기 위해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큰돈을 쏟아붓는 등 투자시장에 열기를 더욱 더하고 있다.
한 직장인은 "예전에는 주식이나 비트코인 얘기를 들으면 다 도박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수억, 수십억의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보다 보니 이거 가만히만 있어서는 나만 벼락거지가 되겠구나싶은 생각이 들어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빚까지 내면서 투자하다가 자산 가격이 폭락하게 될 경우 본인 스스로 결과를 고스란히 끌어안아야 한다"라며 과도한 투자 열풍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곳곳에서 투자에 대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라도 이러한 투자 대박은 '남 얘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직장인은 "같은 팀에서도 얼마 전 입사한 신입사원이 주식 대박이 나 5억 원을 벌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부럽긴 했지만 나는 그만큼 큰돈을 투자할 배포가 못되니 그냥 하는 일이나 열심히 하면서 저축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감수할 생각이 없는 평범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최근 '짠테크(짠돌이 재테크)'가 유행하고 있다. 33세 직장인 A씨는 얼마 전부터 점심 식사를 할 때마다 100원은 동전으로 내고 나머지 금액만 카드로 계산하고 있다.
그는 이유에 대해 "5,000원 이상 금액을 결제할 시 백 단위 금액은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즉 8,000원짜리를 시켜서 7,900원어치를 카드로 긁으면 900포인트가 적립되는데 그러면 11%나 할인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직장인은 최근 틈만 나면 당근마켓(중고거래 앱)을 들여다본다고 고백했다. 외식할 일이 있을 때 당근마켓에서 해당 식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20~30% 저렴한 가격에 사두면 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최근에도 10,000원짜리 돈가스 기프티콘을 8,000원에 구매해서 2,000원이나 아꼈다"라고 자랑했다.
또한 한 20대 직장인은 "동전 분할 계산, 할인쿠폰 사용, 중고거래 앱 이용, 지하철 정액권 등 할 수 있는 절약은 모조리 다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를 물려받았었던 친한 동료는 최근 집값이 크게 올라 큰돈을 벌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내 집 마련은커녕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할 여유자금도 없으니 당장의 푼돈이라도 아낄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이는 "예전부터 돈 아끼는 것을 취미처럼 즐겨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창 시절 때도 걸음수를 측정해 몇십 원씩 주거나, 광고를 한 편 시청할 때마다 5원씩 주는 스마트폰 앱을 설치해 푼돈을 모아 커피를 사 마셨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모은 돈이 큰돈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돈을 절약한다는 것 자체에 뿌듯함과 재미를 느낀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같이 최근의 2030세대 중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적은 돈이라도 아끼려고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경기 불황이 길어지고 사람들 간에 소득격차가 확대되면서 적은 돈이라도 아끼기 위해 짠테크가 퍼지고 있다. 이는 투자 대박을 남일처럼 느끼는 젊은 세대의 또 다른 생존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