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에 대한 열기가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은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일명 ‘묻지 마’ 청약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진행한 중랑구 ‘용마산 모아엘가 파크 포레’ 1가구 무순위 일반 청약에서는 159가구 모집에 4412명이 몰려 48.5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렇게 치열한 경쟁률 만큼 주택 청약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만 한다. 과연 무엇일까?
주택청약 제도란 주택을 분양하고자 하는 사람이 일정 기간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현재 해당 기금은 주택 보증 공사(HUG)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주택청약 계좌를 통해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주택청약 통장의 월 납입금액은 최소 2만 원부터 최대 50만 원까지 자유납입이며 청약 자격은 만 19세부터 가능하다.
청약계좌에 돈을 오래 납입할수록 유리했던 이전과 달리 2007년부터는 무주택 기관과 부양가족 수 등을 고려한 청약 가점제가 등장했다. 이때부터 주택청약은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수(35점), 입주자 저축 가입 기간(17점)에 점수를 매겨 합산 점수(총점 84점)가 높은 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하는 제도로 변경됐다.
일반공급 청약 중 민영주택은 청약 1순위가 된 다음 청약 가점 제도를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는데 이때 가점 물량과 추첨 물량으로 나눠진다. 가점 물량은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등으로 점수를 산정해 우선순위를 정하지만 추첨 물량은 랜덤하게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기 때문에 당첨 확률이 더욱 낮다.
최근에는 현실적으로 청약 가점 만점을 충족하기 쉽지가 않아 주택 청약이 일명 하늘의 별 따기라고 불린다. 실제로 부동산 리서치 업체(리얼 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청약 당첨자의 평균 가점(전용 85㎡ 이상 추첨제, 미달 주택형 제외)은 50.87점으로 나타났다. 주택 경쟁률이 치열한 서울의 경우에는 청약 당첨자 평균 가점이 무려 61.38점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 1월 분양한 강남구 ‘개포프레지던스자이’ 전용 84㎡의 최저 당첨 가점은 68점으로 가장 높았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4월 분양한 서초구 ‘르엘 신반포’는 67점, 양천구 ‘호반 서밋 목동’은 61점, 서대문구 ‘e 편한 세상 홍제 가든플라츠’는 60점을 각각 기록했다. 현실적으로 인기 단지에서는 64점으로도 당첨의 희비가 갈릴 만큼 커트라인이 높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당첨 가능성 있는 청약 가점을 얻기 위한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서울에 사는 부부가 62점 이상의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부양가족 수 2명(15) 명을 기준으로 무주택 15년 이상(32점), 청약 통장 가입 기간 13년 이상(15점)을 충족해야 한다. 결국 서울에서 자녀 포함 4식구가 집 없이 15년을 버텨야 청약 당첨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러한 까다로운 청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서울 지역 분양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99.3:1로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도와 인천광역시의 주택 청약 경쟁률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청약 경쟁이 뜨거워짐에 따라 100 대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은 올해 분양된 8곳 중 절반인 4곳에서 100 대 1이 넘는 청약 성적을 나타냈는데, 공공 분양인 마곡지구 9단지가 146.8 대 1로,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이러한 높은 주택청약 경쟁률과 청약 가점에 대해 네티즌들은 “ 현재 주택 청약 제도는 30, 40대에게 불리하다. “ , “ 젊은 층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라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