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례없는 전염병인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명품 시장은 오히려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일부 브랜드의 경우 수차례 가격을 올려도 오히려 사람들이 더 몰려드는 현상을 겪기도 했는데, 얼마 전에는 프라다에서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수많은 소비자들이 미리 제품을 구하기 위해 줄지어 몰려들었다. 이러한 명품 품귀현상은 럭셔리 주얼리 분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 국내 명품 시장의 현주소에 대해 지금부터 함께 짚어보도록 하자.
최근 국내에서 판매 중인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인기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러한 인기는 각 회사에서 가격을 수차례 올려도 여전하다고 하는데, 최근 프라다는 올해 들어 여섯 번째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웨이팅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프라다는 지난 12월 17일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는데, 베스트셀러인 '듀엣 나일론 숄더백'은 164만 원에서 179만 원으로 올랐고, '리나일론/사피아노 가죽 숄더백'은 239만 원에서 280만 원으로 인상되었다. '나일론 버킷백'의 경우 1월까지만 하더라도 139만 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가격이 179만 원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이처럼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소비자들 사이에는 오히려 수요가 더 폭증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심지어 제품을 구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매장에 직접 연락해 미리 값을 지불하겠다는 '완불 웨이팅'까지 시도했다. 이는 현재 재고가 없다고 하더라도 미리 값을 지불해두면 인상 전 가격에 제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4번이나 가격올린 샤넬' 가장 잘 팔린 효자 상품은?...더보기▼
‘5초에 하나씩 팔리는 가방’으로 불리던 샤넬 먹여살린 제품 가격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생겨난 명품의 인기와 깊게 연관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외부 활동과 해외여행 등이 크게 제한되었는데, 이러한 곳에 돈을 쓰던 사람들이 이제 명품 소비로 눈을 돌리면서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이 반사이익을 보게 된 것이다.
실제로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그리고 샤넬의 매출은 지난해 2조 원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루이비통이 1조 468억 원, 샤넬이 9,296억 원, 에르메스가 4,191억 원, 디올이 3,285억 원, 프라다가 2,714억 원 수준이었다.
게다가 이러한 명품의 인기에는 최근 20~30대의 젊은 세대까지 구매력을 드려내기 시작하면서 열풍에 더욱 가세했다. 심지어는 10대들까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신이 구매한 고가의 명품을 자랑하는 '플렉스' 문화가 유행처럼 번져있다.
뿐만 아니라 인기 명품 브랜드 제품의 경우 한 번 사두면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점에서 '샤테크', '롤테크'를 위해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실제로 앞서 살펴본 프라다의 사례처럼 코로나19 이후 각 명품 브랜드는 한 해에도 몇 번씩 가격을 올려왔다.
대표적인 명품 업체인 샤넬의 경우 2021년 가격을 네 차례 인상했다. 루이비통의 경우에는 무려 5번이나 가격을 올렸으며, 보테가베네타·버버리·셀린느 등의 브랜드도 적게는 1회에서 많게는 3회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처럼 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오를 때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리 물건값을 내고 대기하거나, 제품이 있는 곳을 찾아 다른 지역까지 매장 순회에 나가는 원정 쇼핑에 나서기도 했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가격 인상 전 제품을 구해두기만 한다면 손해 볼 일은 없다는 인식 때문인 것이다.
클릭만으로 줄 안서고 명품 사는 방법, 도대체 무엇?...더보기▼
에르메스·샤넬·버버리 “이제 백화점 안가도 살 수 있대서 해봤더니…”
명품을 향한 이러한 열기는 가방이나 신발 등의 의류잡화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최근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또 다른 분야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바로 반지나 목걸이, 귀걸이 등을 판매하는 럭셔리 주얼리 업계이다.
특히 주얼리 브랜드 중에서도 까르띠에·반클리프아펠·불가리·티파니앤코 등 고가 브랜드의 제품은 한 번 사려고 하면 최소 3~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는 오랜 시간 기다려도 재고가 없어 허탕을 치기 일쑤이다.
이에 결혼을 얼마 앞둔 20~30대 예비부부들의 경우 웨딩링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처지이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미뤄졌던 결혼식이 최근 다시 재개되고 있고, 젊은 세대들은 종로 등 금은방에서 반지를 맞추기보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더욱 경쟁이 치열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들끓고 있는 명품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