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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Dec 18. 2020

부모님 용돈 드린 만큼 상속받는 줄 알았는데...

두 명의 자식 중 한 명만 지속적으로 용돈을 줬다면 부모님의 재산을 상속받을 때 더 많이 받을 수 있을까? 상속과 관련된 유언장이 있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형제간 갈등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법원에서는 사안에 따라 ‘인정받을 수도’ 있다고 밀한다. 하지만 무조건 인정받는다는 것은 아니다. 사례를 통해 어떤 재산 상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10년째 혼자 용돈 준 남편

올해로 결혼 10년 차인 A 씨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 많다. 남편에게는 형이 한 명 있지만, 남편의 수입이 A 씨의 아주버님보다 많다는 이유로 10년간 시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도맡아왔기 때문이다. 용돈을 드리는 것이야 그렇다 쳐도 모든 용돈을 A 씨 부부가 제공하는 것에 큰 불만이 쌓여있었다. 신혼 때부터 남편에게 이런 불만을 말해왔지만 남편은 그럴 때마다 “부모님 재산을 우리가 더 많이 상속 받을 수 있다”라며 A 씨를 설득했다.    

A 씨의 시부모님 같은 경우 부동산만 소유하고 있고 실질적인 소득이 없으니 자식들에게 경제적인 의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용돈을 주지 말자고 말할 수도 없다. 이렇게 되니 정말 남편의 말대로 상속받을 때 자식의 기여도가 인정되는지가 궁금해진 A 씨다. 매달 용돈을 주는 것이 재산 상속 과정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상당한 기간'과 '특별한 부양'

답을 먼저 말하자면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법원이 인정하는 기여분에 있는데, 이 기여분을 인정해 주는 조건을 살펴보면 「‘상당한’ 기간 동안 동거하고, 간호하고, 그 밖의 방법으로 ‘특별히’ 부양한 경우」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상당한’과 ‘특별히’라는 모호한 표현이다. 구체적으로 몇 년 이상, 매월 얼마 이상을 지급해야 기여도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보통 다른 사람들처럼 명절이나 생신 때 찾아뵙고 드리는 용돈의 경우는 기여분을 인정받지 못하고, 본인이 살고 있는 주거 환경과 동일한 환경 혹은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부모님을 도왔을 경우에는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여도 인정에 대해선 사실 저마다의 환경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라고 확언하기 어렵다. 다만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며 이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제사 등 대소사까지 '50년' 부양

부모님을 봉양해서 재산 상속에 기여도를 확실히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B 씨는 한국전쟁으로 부모님을 잃고 딸만 7명이 있는 작은아버지 부부에게 입양됐다. 작은아버지 부부 손에서 자란 B 씨는 결혼을 하고도 독립하지 않았으며 제사 등의 대소사를 도맡아오며 50년을 넘게 양부모님을 봉양하고 살았다.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병을 앓았던 양아버지를 위해 병 수발까지 전부 다 들었다.

오랜 기간 양부모님을 봉양한 B 씨는 양부모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이후 양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누나와 여동생들과의 상속 분쟁이 발생했다. 누나와 여동생들은 B 씨가 부모님을 봉양하는 것은 아들의 의무였다며 재산을 균등하게 분할해 상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 씨의 부인은 50년간 봉양한 것에 대한 기여분을 인정받기 위해 상속 기여분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B 씨 부부의 봉양을 인정했으며 부모님의 재산 중 50%를 B 씨의 부인에게 주고 나머지 분을 B 씨를 포함한 8명의 형제가 똑같이 상속하라고 판결했다.


가족 환경마다 달라, 증빙 필수

법원이 확실히 인정할 수준이 되려면 수십 년간 부모님을 보양하며 제사 등의 대소사를 도맡아 와야 하는 수준이다. 이외에 A 씨 부부처럼 오랜 기간 용돈을 지급했고 이를 증빙할 자료가 있다면 보통 10~20% 수준의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집안의 사정이라는 것은 저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부양의 기여도가 어떻게 적용될지도 다 달라진다”라며 “법원이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논리적인 주장이 있다면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몇몇 누리꾼들은 “이런 고민이 있다는 것이 웃기다”라며 “부모님과 형제들과의 관계가 돈으로 이뤄졌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수 누리꾼들은 이런 고민이 이해가 된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한 누리꾼은 “나이 좀 들고 보니 주변에 상속문제로 안 싸우는 집안이 없더라”라며 “부모님이 유언장 잘 써서 교통정리를 잘해주는 게 최선인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산 상속과 관련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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