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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Jan 05. 2021

'저금리에 적금 안든다'하니 은행원이 알려준 것

전 세계적인 제로금리 시대에 우리나라 역시 낮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7개월째 역대 최저치인 0.5%를 유지하고 있다. 1금융권인 5대 시중은행(신한, 우리, 국민, 하나, 농협 등)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 역시 연 0.7% 수준이다. 이처럼 금리가 낮다 보니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적금 넣을 바에 주식한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614조 4,003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 4,000억 원가량 줄어들었다. 예·적금은 줄어든 반면 대출이 늘어나면서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99.2%까지 치솟았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예대율에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가입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로 ‘특판 적금’이다. 최근 한 시중은행은 연 이자 12%의 고금리 적금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어떤 적금인지 함께 알아보자.


아무 때나 가입할 수 없는 적금

보통 적금을 들게 되면 1%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금리가 적용되지만 예외적으로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적금이 있다.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특판 적금은 사실 ‘이벤트성’ 적금이다. 특판 적금은 누구나 아무 때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가끔씩 다른 상품 등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출시되는데, 가입 기간이나 가입 인원, 납부금액을 제한적으로 운영한다.   


게다가 고금리의 특판 적금 이용엔 일정 조건이 따르기도 한다. 보통 특판 적금의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신용카드 신규 발급, 사용실적 유지나 통장 개설 혹은 다른 금융상품 가입 및 유지 등의 조건이 적용된다. 때문에 무조건 고금리라고 좋은 것은 아니다. 우대금리 조건에 신규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과하게 많다면 고금리로 받는 이자보다 카드 사용 실적을 위한 지출이 많아질 수 있으니 가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금리, 단기간 '풍차돌리기'에 제격

최근 예·적금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와중에 시중 은행 몇 곳에선 고금리 특판 적금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하나은행에서는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적금 ‘일리 있는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적금 상품은 최근 시중 은행에서 나온 특판 적금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금리가 높은 만큼 납입 금액은 제한적이다. 납입 만기는 12개월이며 납입 금액도 월 10만 원이 최대이다. 만기를 꽉 채워 납입을 해도 120만 원 원금에 세전 이자 7만 8,0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자과세를 제하고 나면 1년 동안 6만 5,000원 수준의 이자를 받는 것이다.  확실히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여러 개의 적금을 운용하는 일명 ‘풍차 돌리기’를 하는 사람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연 이자 12%는 상당히 높은 이자율인데, 이 적금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선 조건이 있다. 하나은행과 제휴된 삼성카드의 '아멕스 블루'카드를 신규 발급받아야 한다. 신규 발급 이후 월 1만 원 혹은 3개월 이상 누적 30만 원의 사용실적을 유지해야 한다. 해당 적금 상품을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연 이자 6만 5,000 원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 12~30만 원을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8% 금리 제공하는 우체국 적금

8%의 금리를 자랑하는 ‘우체국 신한 우정 적금’ 역시 고려해봐도 좋다. 내년 4월 30일까지 가입할 수 있는 이 적금 상품은 우체국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19세 이상의 신분증을 소유한 모든 사람이 가입대상이긴 하지만 특판 적금인 만큼 조건이 있다. 특정 신한카드를 발급받고 이후 3개월 안에 16만 원의 사용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 적금의 경우 납입 만기는 12개월이며 납입 금액은 최대 월 30만 원까지 가능하다. 해당 상품의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해서 8%의 우대금리를 받고 30만 원씩 12개월 납입했다고 가정한다면 360만 원 원금에 세전 이자 15만 6,000원을 받을 수 있다. 세금을 제외하고 얻을 수 있는 이제는 13만 1,000원이다.


해당 적금의 단점은 기존에 신한카드를 이용하던 고객은 해당 적금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우체국 신한 우정 적금'과 앞서 언급한 하나은행의 '일리 있는 적금'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 실적이 우대금리의 조건이기 때문에 주 사용 카드를 해당 카드로 바꿀 것이 아니라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우대금리 적용 이자를 받기 위해 받는 이자보다 많은 금액을 불필요하게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


금리 높을수록 잘 살펴봐야 해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연 6%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매직 6 적금'을 내놓았다. 또, 인터넷 전문 은행인 케이뱅크와 신한카드에서 판매하는 '핫딜 적금x신한카드' 역시 연금리 8.5%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10월 NH농협은행은 특별한 조건 없이 매월 자동이체만 하면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전용 특판 상품을 팔기 시작해 완판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3분기가 지난 이후 시중은행에서 특판 상품을 연달아 내놓는 이유에 대해 한 전문가는 "치솟는 예대율을 더 이상 손 놓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다른 의견으로는 이달부터 시작된 오픈뱅킹 서비스 확대가 시중은행에게 위협이 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농협, 새마을금고나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고 내년 상반기엔 저축은행까지 합류하다 보니 기존 시중 은행들이 예수금 이탈을 우려하면서 특판 상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라고 무조건 혹해서 가입하기보단 정말 필요한 적금인지 신중하게 살펴보길 권한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세상에 공짜는 없듯 고금리도 공짜는 아니다. 금리가 높은 만큼 분명 조건이 있으니 우대금리 조건과 받을 수 있는 이자 계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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