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혼부부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불화가 발생한다면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적 문제일 것이다. 부부의 일생일대 이벤트이자 양가 가족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결혼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결혼 준비를 하면서 서로의 경제력이나 전에는 알지 못했던 본모습을 학인하곤 한다. 또 이런 것들은 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올해 4월 한 결혼 컨설팅 업체가 최근 2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에게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결혼에 필요한 비용은 주택 가격을 포함해 1억 5,332만 원으로 나타났다. 총 결혼비용은 부담 비율(신랑:신부)은 7:3이 28.9%로 가장 많았으며, 6:4(27.2%), 5:5(21.65) 순이었다. 주택 가격을 제외한 결혼비용은 4,532만 원 수준이었고 이 중 예단(1,262만 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예물은 294만 원 수준이었다.
특히 결혼비용 중 축소하거나 생략하길 바라는 것으로 예단(31.7%), 혼수(29.4%), 예물(17.4%)을 꼽았다. 또 응답자 중 72%는 ‘스몰 웨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의 결혼식을 하지 못하면서 스몰 웨딩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와 함께 허례허식을 없애려는 신혼부부가 늘어나면서 웨딩 문화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조사로 인해 신혼부부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최근 결혼 준비에 한창인 30대 초반 예비신부 A 씨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고 있다. 사실 A 씨는 예비신랑 B 씨와 비교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터라 결혼을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B 씨는 “결혼비용 등은 우리 집에서 상당 부분 부담하겠다. 소소하게 시작해 보자”라며 설득했고 A 씨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준 B 씨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결혼을 승낙했다.
본격적인 결혼 준비를 시작하자 B 씨는 신혼집, 예식장 등의 전반적인 비용을 부담하겠다며 A 씨에게 ‘혼수 조금’과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예물’만 준비해 달라고 요구했다. A 씨는 20대 중반부터 중소기업에서 일을 시작해 약 3,000만 원 정도의 돈을 모아뒀기에 혼수와 예물 정도는 충분히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A 씨는 혼수로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등의 가전제품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순조롭게 결혼 준비가 진행되는가 했는데 결혼이 가까워질수록 예비신랑의 말과 행동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부담 되지 않을 정도의 예물’이었다. A 씨는 예물로 들어갈 비용을 최대 100~200만 원 수준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B 씨와 A 씨는 서로 생각이 달랐던 것처럼 보인다.
둘이 백화점이라도 가게 되면 B 씨는 고가의 명품 시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시계가 너무 예뻐서 사고 싶다’ ‘아는 사람이 결혼할 때 예물로 저 시계를 받았는데 부럽더라’ 등 예물로 명품 시계를 준비해 오길 바라는 듯한 말과 행동들이 이어졌다. A 씨는 저 정도로 비싼 시계를 예물로 준비할 수는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지만, B 씨는 “예물 시계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실망스럽다는 듯이 대답했다.
결국, 명품 시계로 시작된 이 예비부부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A 씨는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내 기준이 아니라 본인 기준이었던 것 같다”라며 “B의 말과 행동이 달라 너무 실망스럽다”라는 입장이었다. B 씨는 “대부분의 결혼 비용과 신혼집을 내가 준비했는데, 이 정도의 예물을 기대하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두 사람의 경제적 개념이 너무 다른 것 같다. 결혼하고 같이 살면서도 이런 경제적 차이 때문에 계속 힘들 것 같다” “왜 한 입 갖고 두말하는지 모르겠다” “신혼집에 예식장 비용까지 신랑이 다 준비하면 빚을 내서라도 예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 가릴 순 없다. 각자의 경제적 상황이나 가치관이 다른 것뿐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사례가 자주 들려온다. 여러분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