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라 맹추위가 몰려왔다는데 한낮의 날씨는 햇볕 때문인지 잠깐은 견딜만했다.
살을 에는 바람은 있었지만 햇볕을 구할 수 있는 바깥.
쓰지 않고 묵혀두었던 좋아했던 모자도 꺼내 쓰고 장갑도 끼고 설렁설렁 걷는 겨울날.
처음 아닌데 처음 같은 살아있음이 내 안을 채운다. 한 낮을 가득 채운 햇빛처럼.
공기가 차가운데 맑고 시원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햇빛, 공기가 고맙다.
새삼 자유롭다. 자유로워 행복하다. 모든 가지고 싶었던 걸 가진 듯하다. 그저 이 순간을 가질 수 있기에 누구도 다른 무엇도 필요치 않은 순간이 있다.
오늘이 오늘이라 좋다.
다정한 듯 무심한 내게 소소한 연락을 해주는 아들과 남편. 새삼 고맙게 느껴지니 오늘까지 잘 살아온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