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하와의 선악과
아침을 먹다가 문득 나 자신의 한계를 진심으로 깨달아야 남으로부터 상처를 덜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라면, 친구라면, 어른이라면, 사람이라면..'
할 때마다 늘 크고 작은 상처가 있었다.
돌아보면 남들에게 상처를 받는 건 항상 그러했다. 누군가가 나의 기대만큼 대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였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남들에게 감히 그런 기대를 했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는 내가 하는 기대만큼 살아낼 자신이 있는가, 정말 그럴 수 있는가, 과연 나는 어떠했는가를 생각하다 보니 나의 초라한 한계들이 떠오른다. 남을 향한 야속한 감정들이 속절없이 쪼그라든다.
그렇구나. 우린 그저 다 부족한 이들이구나. 당신 만이 아니라 나도, 나만이 아니라 당신도.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구나. 부족한 사람을 헐뜯기보다 보듬어주고 참아주고 넘겨주라는 것은 결국 그런 말이었겠구나.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마음을 받았겠고 받을 것이기에 그랬던 것이겠구나.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것을 왜 주님께서 당신의 몫이라고 하셨는지 조금 알 것만 같은 요즘이다.
물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좋지 않은 것을 분별하고 거리를 두는 것은 불가피하다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을 판단하는 것은 결코, 내 몫이 아님을 고백한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는 부끄러워 숨어버렸다는 장면 앞에 머무르다 보니, 선악을 판단한 죄로 인해 그들 마음에 새겨진 상처가 새롭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