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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어둠으로 몰아낼 수야

스스로를 옭아맸던 편견

by 크리

분주한 월요일, 아침을 먹으며

오늘의 복음 (마르코 3,23)

제주교구 신부님의 묵상글을 읽었다.


어둠을 어둠으로 몰아낼 수 없고
얼룩은 구정물로 닦아낼 수 없다



내 마음이 한창 어두웠을 때는

어둠 속에 있어야만

나답다고 여겼다.


그 어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도

선뜻 빛을 찾아가지 못했다.


그렇게 밝은 빛은

그토록 어두웠던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여겼다.


슬픔으로 얼룩진 날들엔

눈물 만이 내게

어울린다 생각했다.


슬픔의 한가운데에서

기쁨을 누리고 웃겠다는

가식적이고 작위적이지 싶었다.


허나, 어둠은 어둠으로

몰아낼 수 없다는 것과

얼룩을 구정물로는 지울 수 없다는 것


시간이 오래 걸렸다.

어둠이 나인지

내가 어둠인지


슬픔이 나인지

내가 슬픔인지

참 오래도록 헤매었다.


그 어둠도, 그 슬픔도

가 아니었다.

빛으로 어둠을, 기쁨으로 슬픔을


그렇게 해도 된다고

그렇게 하는 거라고

그러기까지 얼마나..


돌아보니, 안타깝도록

내가 앞장서

스스로를 옭아맸


내가 쌓은 벽을 부

그 너머의 바깥으로

발걸음을 한 발짝 떼기란


부끄럽고도 어색했다.

때론, 괜한 눈치도 보였다.

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나를 가두었던

그 안에서는 차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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