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해석은 범죄자가 아니라 판검사가 하는 것이다. 정치보복이라며 죄짓고도 책임을 안 지려는 얕은 수법은 이젠 안 통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16년 성남시장 시절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 했던 얘기다. 이 말은 법치주의의 원칙을 강조하는 명확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추진한 소위 '이재명 방탄법'은 그의 발언과 완전히 상충된다.
민주당은 7일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대통령 당선 시 형사재판을 정지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허위사실공표죄 조항을 손질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명목상으로는 법적 모호성을 해소하기 위함이라지만 실상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제250조의 허위사실공표 구성 요건 중 행위라는 용어를 삭제했다. 해당 조항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대법원이 지난 1일 골프장·백현동 발언은 허위사실공표 구성 요건 중 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는데 이를 무력화 할 수 있다. 선관위는 "선거 관리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에 대한 부분을 논의할 필요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내란·외환 이외의 죄로 재판받던 중 대통령으로 당선된 경우 형사재판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민주당은 법 조항의 해석을 분명히 하기 위한 개정이라고 하지만 그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될 위험이 있다. 법무부는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특권은 최대한 제한적으로 해석해 권력 집중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취임 전 범한 범죄는 대통령 직무수행과 무관함에도 재판을 정지하는 건 공직 자격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무력화하고 자격이 없는 피고인에게 부당하게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번에 처리된 법안들은 이 후보를 보호하는 도구로 오해될 소지가 크다. 특정인을 위해 법률을 바꾼다는 논란 그 자체로 법의 권위는 실추될 수 있다. 향후 선거에서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처벌을 약화시키고, 대통령 후보자의 권력형 비리를 보호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 후보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법치주의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법안이라면 강행보다는 국민적 합의와 논의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법 앞의 평등과 공정성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다. 결국 이재명 방탄법도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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