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자수첩

[기자수첩] 도 넘은 네거티브

by 임춘한

"형수욕", "소방관갑질", "망상"


이번 조기 대선은 준비 기간이 많지 않아 후보를 제대로 알릴 기회도 제한적이다. 정책을 다듬고 선보이기에도 빠듯한데 선거의 고질병인 네거티브 그림자까지 번지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쪽에서 상대 후보자 과거 발언을 들춰내고 깎아내리는 행동이 이어지면서 정책 경쟁이 위협받고 있다.


비판의 대열에 양당 후보도 합류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갑질을 하지 않았느냐. (경기도지사 시절) 소방관한테 전화해서 '나 김문수인데'(라고 했다.) 어쩌라는 건가",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 계속 비호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단절할 생각 혹시 없나" 등 발언 수위를 높였다. 김 후보는 "성남시장으로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 때문에 형수님하고 욕을 하고 다투고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이 후보는 (총선에서) 진보당과 같이 연합공천을 해 울산 북구 국회의원을 당선시키지 않았느냐. 그것이 바로 내란이다” 등 공격을 퍼부었다.


상대 후보 과거 발언을 문제 삼는 것은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포석이지만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정책 경쟁을 집어삼킬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선거 기간이 짧다고 정책을 외면할 명분은 되지 않는다. 국가의 주요 과제는 선거 일정에 구애받지 않는 지속적 논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대선 후보라면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정책 대결에 임할 준비를 마쳤어야 한다. 이 후보는 이번이 첫 도전이 아닌 만큼 더더욱 정책 역량을 입증할 책임이 크다.


유권자가 기대하는 것은 상대 후보 실수나 과거 발언을 반복해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정당이 제시하는 미래 비전과 실현 가능한 정책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10대 정책 공약을 살펴봐도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적 접근은 찾아보기 어렵다. 유권자들은 지금의 혼란 속에서도 미래를 설계할 청사진을 원하고 있다. 수권정당을 꿈꾼다면 이런 상황일수록 자기 정책 역량을 충분히 보여야 하지 않나.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는 변명을 내세우며 네거티브에 몰두하는 것은 오히려 정책 역량 부족을 자인하는 꼴이다. 경제 회복, 일자리 창출, 기후 위기 대응, 사회 안전망 강화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자의 정책 차별성과 비전을 분명히 제시한 뒤 유권자 판단을 받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권력 쟁탈전에 앞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해온 인신공격과 비난전에 유권자들은 지쳤다. 그래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두고 정책에 집중하는 후보가 더 신선하게 다가온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네거티브를 멈추고 정책 경쟁으로 돌아가야 한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사진출처=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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