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자수첩

[기자수첩] 중도층이라는 허상

by 임춘한

선거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하는 말이 있다. 바로 ‘중도층’이다. 정치권은 중도층의 표심을 잡겠다며 사활을 건다. 그런데 정치학적으로 중도층이라는 개념은 과연 실체가 있는가. 엄밀히 말해 중도층은 특정 정당에 고정된 지지 성향을 보이지 않고, 선거 때마다 선택을 달리하는 ‘스윙보터’를 의미한다. 중도라는 명칭 아래에도 중도좌파와 중도우파라는 성향이 명확히 존재한다. 완벽한 중도는 실존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강한 정치적 정체성을 갖지 않은 유권자일 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중도보수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들의 반발이다. 본래 진보 성향의 가치를 지지하던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의 메시지는 혼란스럽고 낯설다. 왜 지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기다리는 유권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묻지마 중도층 공략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노선을 유지하면서 일관성 있는 정책과 가치 중심의 메시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해야만 기존 지지층의 신뢰를 공고히 하면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약한 지지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확장성 있는 전략은 중도좌파를 넘어 중도우파까지 일정 부분 설득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그것은 보수의 언어를 흉내 내는 것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기존의 정체성을 잃지 않되 현실 감각을 가진 정책과 메시지로 다가가야 한다. 중도층 표심을 좌우하는 것은 일관성과 진정성이다.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일각에선 보수 지지층이 과표집돼 왜곡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표되는 여론조사는 통계학적 표본 설계와 검증 절차를 거친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조사 자체를 불신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과거 유리한 결과가 나왔을 때는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태도와도 배치된다.


결국 흔들리지 않는 메시지와 가치 중심의 설득이야말로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치적 일관성 없는 메시지는 그 누구에게도 확신을 주지 못한다. 선거는 신뢰의 경쟁이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사진출처=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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