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 12가지 인생의 법칙 등
<역사>
1. 로마인 이야기 10권 - 시오노 나나미(한길사) ●●●●●●◐○○○
- 고대 지중해 세계의 '성실한 수재'였던 로마인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로마의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
길과 다리와 수도 같은 하드 인프라에서부터, 교육과 의료로 대표되는 소프트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전쟁과 정치를 제쳐둔 채 인프라만을 가지고 한 권의 책을 내는 작가도, 출간한 출판사도 참 대단하다. :)
2. 30년 전쟁 - C. V. 웨지우드(휴머니스트) ●●●●●●◐○○○
- 개별 전투장면에 대한 묘사가 부족한 건 아쉽지만, 전체를 보는 시각 자체는 좁지 않았다.
사실 30년 전쟁사를 다룬 글 중 가장 잘 된 글은 단연 '학생'님의 글이겠지만,
출간되지 않았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좋은 글'만으로는 부족하고, 시운이 따라야 한다는 건 참 아쉽지.
3. 동방의 부름 - 피터 프랭코판(책과함께) ●●●●●●○○○○
- 십자군 전쟁기 내내 기껏해야 구경꾼, 혹은 피해자로 인식되어 있던 비잔틴 제국이
실제로는 십자군 결성을 적극적으로 주도했고, 십자군과 이슬람의 싸움 사이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가장 많은 이득을 얻었다는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십자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재미있다.
<인문사회경제>
1. 12가지 인생의 법칙 - 조던 피터슨(메이븐) ●●●●●●●●○○
- 대놓고 성경의 내용에 기반하면서도 다 끌어안고 져주고 오른뺨도 내미는 등의 내용은 전혀 없고
지극히 현실적이고, 단호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는 게 이채로운 점.
괜찮아괜찮아 하는 책들의 홍수 속에서 괜찮긴 뭐가 괜찮아 전혀 안괜찮아-_-^ 하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
2.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 앨런 가넷(알에이치코리아) ●●●●●○○○○○
- 깨어 있는 시간의 20%를 자신의 창작 분야와 관련되는 내용들을 읽는 데 소비한다면,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어떤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친숙한지, 그게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디쯤에 해당하는
것인지 전문가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 인상깊었다.
3. 아웃라이어 - 말콤 글래드웰(김영사) ●●●●●●●●◐○
- 아웃라이어를 위해서라면 자녀에게 1만 시간의 노력노오오력을 강요하는 것보단, 아이를 3월에 임신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 '아웃라이어는 결국 아웃라이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내용이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 책을 자기계발서로 읽어내는 욕망의 모습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던 책.
4.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다산초당) ●●●●●●◐○○○
- 저자는 철학에 대해 '답'을 읽는 게 아니라 '답을 풀이하는 과정'을 읽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제 와서 세상이 네 가지 원소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기술이나 도구가 없던 시대에 오로지 추론만으로 거기까지 도달했던 사고과정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5. 대변동 - 재레드 다이아몬드(김영사) ●●●●●●○○○○
- 평이함과 무난함과 지루함을 넘나드는 책이지만, 노령화, 출산율 감소, 책임의 수용, 정치적 단절 등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국가들의 위기는 우리가 겪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꾹 참고 따라가볼만하다.
위기를 길고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에는 재레드 다이아몬드만한 저자가 없기 때문에 더 그렇다.
<예술>
1. 숲으로 간 미술관 - 이은화(아트북스) ●●●●●●○○○○
- 긴긴 코로나 기간을 견디는 동안 읽기 좋았던 책. 책을 읽고 있자면 사람이 가장 없을 화요일쯤 휴가를 내고,
출근시간이 끝나는 10시쯤 느지막하게 집에서 나와 삼각김밥에 녹차 페트병이라도 싣고
책에 실려있는 경기도 외곽의 미술관들을 하나하나 돌고 싶어진다. 그런 책이다. :)
2. Jazz It Up! - 남무성(서해문집) ●●●●●◐○○○○
- 20여년 전의 아재개그를 읽는 게 고역이긴 했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를 전부 만화로 정리했다는 것 만으로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나오는 음반들을 좀 친절하게 정리해줬다면 동그라미 한두개는 더 줄 수 있었을텐데. :)
3.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권 - 아르놀트 하우저(창작과비평사) ●●●●●●●●◐○
- 스탕달과 발자크의 1830년대로부터 시작해서 현대미술과 초기의 영화를 다루는 것으로 끝나는 4권.
하우저는 괴테, 디킨즈처럼 지금의 우리에게 성역처럼 느껴지는 권위에 대해 거리낌없이 이견을 제기한다.
물론 그 역시도 유물론과 계급론의 시각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이견을 제시한다'는 의의는 유효하다.
<신앙>
1. 팀 켈러의 인생질문 - 팀 켈러(두란노) ●●●●●●○○○○
- 사복음서 속 예수의 행적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차근차근 따라가는 책.
책 속에서 팀 켈러는 아름다운 일화와 부드러운 어조로 온화하게 글을 풀어나가면서도,
이런 대중서에서 비기독교인들의 눈치를 보며 쉽게 꺼내지 않는 사탄, 성령, 승천 같은 개념을 피하지 않는다.
2. 예수, 예수 - 팀 켈러(두란노) ●●●●●◐○○○○
- 팀 켈러의 장점은 디테일에 있다. 그는 성경에 한두줄로 기록된 인물들의 배경과 처지와 심정을
마치 오늘날의 드라마나 소설처럼 상세하게 묘사해내고, 이를 통해 2천년 전 인물들에게 공감하게 된다.
사복음서의 이야기를 통해 그는 왜 예수를 영접하게 되는지, 그런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한다.
3. 오늘이라는 예배 - 티시 해리슨 워런(IVP) ●●●●●●○○○○
- 활동을 자제한 채 매일매일 흘러가는 일상이 지겹고 답답하다고만 생각지 말고
아침에 일어나고 식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잠이 드는 행위 속에서 의미를 얻어나가야 한다.
코로나 기간이야말로 '의미없는 순간도, 홀로 있는 순간도 없다'는 말을 깊이 생각해볼 기회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