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문학관 시공모전 출품작 예심 통과 후 노트
기형도 문학관 창작시 공모전이 열렸다. 예심은 기형도 시를 주제, 모티브로 한 창작시를 이메일로 접수한다고 했다. 한번쯤 들어본 시인이지만 어떤 시세계를 가졌는지, 머리 속에 딱 떠오르는 시가 없어 찾아보았더니 교과서에 실렸던 '엄마 걱정'을 쓴 시인이었다.
어린 시절, 간호사셨던 엄마의 퇴근을 기다리던 아이의 마음으로 '엄마 걱정'에 감정이입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제 엄마가 되어 읽어보니 엄마 걱정을 하고 있을 아이를 두고 일을 해야하는 엄마 마음에 감정이입이 되었다. '어느 푸른 저녁'을 읽으면서는 시를 사랑하는 마음보단, 대상을 받으면 주는 상금에 눈이 멀어 시를 쓰려고 하는 오늘 내 마음, 오늘의 사회를 살아가는 내 현실도 남겨보고 싶었다.
'어느 푸른 저녁'의 시형식과 당시 사회를 그대로 담은 가정의 이야기를 우리 집으로 옮겨보았다. 거기에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의 시선이 아니라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을 녹여보았다. 그렇게 '엄마의 걱정'을 쓰게 되었다.
같이 밤을 새워 공부하는 엄마들 방에 공유해서 함께 읽었다.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코로나 시대에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엄마들의 마음에 와닿는다고 해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든 무쳐보려고 매일을 버티고 밤마다 책상에 스탠드를 켜는 엄마들, 우리가 함께임을 같이 공유했다.
본선의 시제도 전혀 알 수 없고 상장과 상금의 결과와 행방도 알 수 없지만, 그런 마음으로라도 글을 쓰고 주변 사람들과 하루하루를 공유해보는 이런 날들도 시의 한자락 아닐까 싶어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