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 진주냉면은 잘 모르겠어요
오늘은 초여름 날씨처럼 덥고 해가 쨍하다. 드디어 냉면의 계절이 시작되는구나.
나는 물냉면에 식초나 겨자를 넣지 않고 먹는다. 설렁탕에도 소금을 치지 않고 순댓국에도 새우젓을 넣지 않는다. 국물 자체 만으로도 맛이 있고 김치를 같이 먹으면 간이 충분하다.
이렇듯 심심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의 심심함은 미스터리하다. 내 혀가 미식가만큼 섬세하지 않아서일까? 어떻게든 맛을 느껴보려 했지만 진짜 아무 맛이 나지 않았다. 분명 먹기 전 코에서는 고기향이 느껴지는데 입에 넣으면 향도 사라지고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고명이 잔뜩 올라간 진주냉면은 다를까 싶었지만 고명만 맛있었다.
입에선 맛을 즐기지 못했는데 배가 부르니 짜증이 났다. 미식가들이 극찬을 하던 평양냉면이 맛이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냉면의 역사를 찾아보기까지 했었다. 술을 좋아해야 평양냉면의 맛을 알 수 있다고도 하더라. 내가 술을 안 좋아해서 그런 걸까.
면의 영향이 꽤 큰 것 같기도 하다. 난 함흥냉면의 질깃한 면을 좋아하는데 평양냉면은 뚝뚝 끊기는 면이었다. 진주냉면의 면은 어땠었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질깃한 면은 아니었던 것 같다.
진주냉면은 진주에 가서 먹었지만 평양냉면은 평양에서 먹어보지 않았으니 약간의 여지는 남겨두겠다.
그전까지는 나에게 냉면은 함흥냉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