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가 나의 수호천사였다니... 이렇게 신기할 수가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특이사항이 많은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동동이와 같이 살게 된 후 가장 좋은 것은 나에게도 동생이 생겼다는 거예요.
엄마 아빠에게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할 수 있고, 미운 친구 흉도 볼 수 있고요.
사실 엄마 아빠랑도 얘기를 많이 하지만 친구들처럼 재미는 없거든요.
특히 아빠는 내가 속상해서 얘기해도 내편을 들어주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서 심판처럼 얘길 해서 오히려 속을 긁어놓을 때가 있답니다.
그러데 동동이는 무조건 제 편만 들어주니까... 너무너무 좋아요.
"나에게도 동생이 생겼으니까 기념으로 영상을 찍어볼까?"
동동이를 입양한 후 저는 유튜브 영상을 찍어서 올렸어요.
대형마트에서 만난 것과 집에 와서 휴지심을 갖고 함께 노는 것까지 동동이와 저의 이야기를 재밌게 올렸답니다.
이래 봬도 제가 1만 5천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거든요.
"동동아 카메라 앞에 서는 것 힘들지 않았어?"
"당근이지, 이 정도는 미녀 햄스터에게 기본이야. 원래 대중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면 괴로운 거거든. 나도 잘 알고 있어"
"하하하 정말 동동이는 못 말린다니까. 구독자들이 엄청 좋아하겠지? 댓글이 많이 달렸으면 좋겠다"
저는 영상을 보면서 재밌어할 구독자들을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잠이 들었어요.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이 떠졌어요.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정말 깜짝 놀랄 일이 생겼어요.
그동안 제가 올린 영상에는 좋아요가 수십 개 내지 수백 개 달리고 댓글에는 항상 '재밌다' 혹은 '귀엽다' 등등등 칭찬만 달렸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싫어요가 수백 개나 달린 거예요.
게다가 댓글이 백개도 넘게 달렸는데 얼핏 보니 절반 가까이가 악플이었답니다.
시무룩해하는 저를 보고 아빠가 위로해 주었어요. 악플에 신경 쓰지 말라고요.
그러면서 악플을 단 사람들의 얘기가 무엇인지 나중에 시간될때 아빠랑 같이 살펴보자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궁금증이 생겨 나중까지 기다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악플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제가 햄스터를 학대한다는 내용이 많았답니다.
그중 햄스터 입양 후 첫날부터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어요.
또 휴지심은 햄스터 건강에 나쁜 것이어서 주면 안 된다는 말도 있었고요.
이뿐이 아니었어요. 동동이가 다람쥐처럼 쳇바퀴를 타고 놀았던 햄스터볼은 학대 도구이기 때문에 당장 버려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답니다.
게다가 마트에서 분양하는 것 자체가 학대니까 가정 분양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저는 악플들을 보고 갑자기 너무 속상했어요. 대부분의 글들이 일방적으로 헐뜯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동동이가 걱정돼서 알려주려고 하는 것 같았거든요.
저는 정말 내가 잘 못 알고 있어서 동동이를 힘들게 했나 싶어서 창피하고 미안했어요.
"동동아 미안해. 내가 잘 몰랐나 봐. 나는 너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인데"
"유성아 괜찮아, 원래 유명한 스타에게 악성 댓글은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거야. 구독자들 얘기도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니까 너무 신경 쓸 것 없어"
"그래도 미안해, 나는 햄스터볼이 나쁘다는 것은 전혀 몰랐어. 휴지심도 햄스터들이 좋아한다고 봤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네"
동동이가 저를 쳐다보다가 제 손바닥 위로 올라왔어요. 그리고는 다정하게 말했답니다.
"저 사람들이 얘기한 것에 대해 내가 알려줄게. 첫째 첫날부터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우리 사이를 알지 못해서 하는 얘기야. 우리는 첫날부터 마음이 통해서 친구가 되었잖아. 하지만 사실 나 같은 햄스터는 매우 특별하단다. 대부분의 햄스터들은 겁이 많고 경계심도 많아. 유성이 너 햄스터들이 왜 그런지 아니?"
"글쎄 너무 작으니까, 먹이사슬에서 제일 약한 동물이라서 그런 것 아닐까?"
"그래 유성이 너 잘 알고 있구나 맞아.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야. 사실 우리 햄스터들은 시력이 아주 안 좋단다. 눈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도 구별을 하지 못할 정도니까 정말 심한 거지. 생각해봐 골목을 다닐 때 눈을 가리고 걸어간다고 생각해봐 엄청 무섭겠지? 그런데 빵빵 거리는 찻길에서라면, 아마 공포스럽겠지? 보이는 게 없으면 그만큼 불안이 큰 법이야. 그런데 햄스터는 잘 안보이니까 냄새와 소리로 상황을 파악하거든. 그러니까 빵빵거리는 찻길을 눈 감고 걸어가는 것처럼 겁이 많은 것이지"
"아 그렇구나.. 그렇게 자세히는 몰랐어. 그런데 너는 어제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잖아. 내가 보였던 것 아니야? 난 너와 눈을 마주치고 얘기했는걸"
"그건 너와 내가 서로에게 수호천사기 때문이야. 유성이 너 수호천사라고 아니?"
"아니 아기천사는 아는데 수호천사가 뭐야"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에게는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어. 쉽게 말해 지구 상에 사람들이 80억 명 정도가 있거든. 그중에 나의 수호천사는 유성이 너 하나뿐이야. 반대로 전 세계에는 수십만 마리의 햄스터들이 있지만 너의 수호천사 햄스터는 나 동동이 하나뿐이지. 사실 이렇게 수호천사끼리 만날 확률은 정말 드물단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고 할까 하하하"
"와... 신기하다 그런데 사람은 80억 명이나 되는데 햄스터는 수십만 마리밖에 안 되는 거야? 신기하네"
"응 맞아.. 햄스터는 약 100년 전에 시리아에서 처음 발견된 후에 과학자들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었는데 야생에서 사는 햄스터는 여전히 시리아가 제일 많거든. 하지만 시리아에서 오랫동안 전쟁이 발생해서 폭탄들이 많이 터졌고 땅속에 살던 햄스터들이 거의 다 죽었어. 그래서 실제로 야생 시리아 햄스터는 멸종위기 동물로 분류되고 있단다"
"와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 그리고 동동이 너 정말 똑똑하다. 다시 봤는 걸"
"하하 내가 햄스터 세상의 아인슈타인이야. 그럼 이제 내 말이 이해됐니? 너와 나는 수호천사이기 때문에 첫 만남 때부터 나는 네가 겁나지 않았던 거야. 수호천사끼리는 텔레파시가 통해서 대화가 가능하거든. 내 이야기를 아빠와 엄마가 못 듣는 것도 마찬가지야. 너의 친구들도 마찬가지고. 나의 수호천사는 너뿐이니까"
"와 신난다. 동동이 네가 수호천사라는 것도 신나고. 내가 무식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고맙고"
"그래. 보통의 햄스터들에게는 친해지는 시간이 몇 주 필요하지만 우리는 예외야, 하지만 그런 상황을 모르는 구독자들이 걱정해주는 것은 고맙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될듯해. "
"응 동동아 고마워 그렇게 할게. 그런데 휴지심이 햄스터에게 나쁘다는 댓글은 사실이야? 나 분명히 어떤 영상에서 햄스터들이 휴지심을 좋아한다고 들었거든"
"응 휴지심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둘 다 가지고 있어. 우선 좋은 점은 은신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이지. 우리 같은 햄스터는 겁이 많아서 숨어있을 수 있는 은신처를 좋아하거든. 그런데 휴지심은 동굴처럼 되어 있어서 숨기에 좋아. 다만 이게 나쁘다고 하는 것은 값을 싸게 만드려고 화학재료들을 이용해서 휴지를 만드는 경우가 있거든. 당연히 휴지심도 싸구려 화학제품으로 만든 경우가 있고. 그렇다면 휴지심에서 놀거나 이빨로 갉거나 하면 나쁜 성분이 햄스터 몸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나쁘다는 것이지. 햄스터를 많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염려해 주는 것이니까 좋게 생각하면 될듯해. 그리고 나는 너랑 노는 게 좋아서 휴지심 안에서도 재밌었으니까 염려 말고. 게다가 휴지도 생협 꺼, 좋은 것 쓰던데."
"그래 맞아. 엄마가 환경 운동했어서 우리 집 화장지도 광택 없이 좋은 것으로 만든 비싼 것이란 말이야. 구독자들이 그런 것 아셨으면 오해 안 했을 텐데. 그래도 앞으로는 휴지심은 피할게"
"그래 유성아... 더 좋은 것도 많으니까 휴지심은 빼자. 그다음은 뭐였지?"
"응 햄스터볼이 학대 기구여서 버려야 한다는 것, 나 정말 저것 깜짝 놀랐어. 유튜브에서 어떤 분이 추천해주었고 햄스터들도 너무 즐거워하는 것 같았거든. 게다가 저거 산타 할아버지가 준 선물인데 너무 속상해"
"응 유성아 네 잘못이 아니야 속상해하지 마. 잘못이 있다면 그런 물건들을 팔고 있는 어른들의 잘못이지. 산타할아버지도 잘 몰라서 선물로 주신 걸 거야. 사실 햄스터볼은 햄스터들에게 매우 스트레스 되기는 해. 왜냐면 우리는 탁 트인 공간이 좋은데 햄스터볼은 좁은 공간에서 갇혀 있는 기분이 들거든. 게다가 플라스틱을 잘라서 붙인것이라 날카로운 곳도 있거든. 우리는 눈이 나빠서 종종 다치기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건 사실이야"
"아 그랬구나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운동기구로만 생각했어. 다음에 산타할아버지에게도 말씀드려야겠다. 미안해 동동아"
"아니야 유성아. 나는 너와 함께 있으면 모든 게 잘 보이고 힘도 넘쳐나거든. 나는 햄스터 볼도 재밌게 놀았어. 걱정하지 마. 그런데 다음은 뭐였지? 뭐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응 동동아 대형마트에서 분양하는 것 자체가 학대라는 얘기, 가정 분양해야 한다는 얘기였어. 그런데 사실 나는 마트에 가기 전에 동물병원에 먼저 갔었거든. 그런데 동물병원에서는 강아지 고양이만 분양하지 햄스터는 없다고 하더라고. 가정 분양은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고, 어쩔 수 없이 마트에서 분양한 건데 그게 학대라고 하니까 너무 놀랐어"
"응 유성아 그것도 너무 속상해하지 마. 마트에서 분양하는 게 학대라고 얘기하는 것은 좁은 케이지 안에 여러 마리의 햄스터를 넣어두니까 걱정하는 것이야. 햄스터는 너도 알다시피 케이지 하나당 1마리씩만 살아야 하거든. 안 그러면 서로를 적으로 생각해서 물어뜯고 싸우거든. 너무나 약한 동물이다 보니까 심지어는 가족조차도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거야. 특히 어릴 때는 덜 그렇지만 어른 햄스터들은 붙여놓으면 죽을 때까지 싸우기도 한단다. 그런데 마트에서는 좁은 공간에 많은 것들을 진열하려고 하니까 보통 한 케이지에 여러 마리의 햄스터를 넣어두거든. 그래서 학대라고 하는 거야. 하지만 그건 나쁜 어른들의 문제고 너의 잘못은 아니야"
"응 그래 고마워 동동아. 나는 사실 누군가 가정에서 분양해 준다고 하면 직접 분양했을 거야. 하지만 친구들도 햄스터를 키우는 집들이 있기는 하지만 새끼를 낳은 집은 없었거든. 그러다 보니 도저히 햄스터를 분양하는 곳을 도저히 못 찾겠더라고. 오죽하면 내가 동물병원에도 갔겠어. 나는 좀 억울해 정말"
"그래 유성아 마트에서 분양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그거야. 햄스터는 보통 한 번에 8마리에서 12마리까지 새끼를 낳거든. 번식력이 너무 좋은데 한 마리당 한 케이지씩 써야 하니까 은근히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거야. 동물병원에서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햄스터를 보호하거나 분양하지 못하는 거고.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키우고 싶어도 못 구하는 것이지. 반대로 햄스터 새끼가 태어난 집에서는 자기가 다 키울 수가 없으니 분양을 해주고 싶은데 워낙 새끼가 많다 보니 몰래 버리는 경우도 많단다."
"아니 정말 그렇단 말이야? 어떻게 그 귀여운 새끼들을 버려? 너무한다"
"응 유성아 너 유기견이라는 말 들어봤지? 강아지를 키우다가 상황이 어려워지면 몰래 버리는 것, 마찬가지야. 많은 집에서 처음엔 분양을 해주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잘 안되면 몰래 버리는 경우가 많아."
"밖에다 몰래 버리지 말고 동물병원에 갖다 주면 되지 않을까? 나라면 동물병원에 햄스터가 있으면 거기서 돈주고라도 살 것 같아서 말이야"
"응 그런데 동물병원에서는 무료로 준다고 해도 햄스터를 받지 않아, 얘기한 대로 한 마리당 케이지 하나를 써야 하니까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거든. 게다가 햄스터를 찾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비용도 많이 들고. 그러니까 대형마트에서 산다고 해서 학대라고 비난하는 것은 조금 과한 표현 같아.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니까"
"응 그래 동동아 오늘 정말 값진 내용을 배운 것 같아. 나는 악플이라고 생각했는데 전부 다 나를 위한 조언이었네. 앞으로는 이런 내용들을 꼭 지키고 주변에도 많이 알려줄게.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햄스터가 많아서 걱정인 사람과 햄스터를 키우고 싶은 사람을 연결해주는 그런 스마트폰 앱을 만들고 싶어. 내가 요새 코딩을 배우고 있는데 나중에 한번 노력해볼게. 아무튼 너무 고마워! 동동이 덕분에 기분이 풀였다"
"응 유성아. 기분이 좋아졌다니 다행이다. 유성이는 동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니까, 특히 내가 잘 아니까 악플 달렸다고 절대로 기죽지 말고 힘내 알았지?"
"응 그래 고마워"
오늘 저는 동동이가 저의 수호천사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햄스터가 멸종위기 동물이라는 것도, 햄스터볼이 학대 기구라는 것도 알았어요. 그리고 마트에서 햄스터를 판매하는 것에도 여러 이유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앞으로는 더욱더 사랑으로 동동이를 아껴주려고요.
나의 수호천사 동동아 고마워.. 안녕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