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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치와친구들 Apr 17. 2021

3. 눈도 못 뜬 햄스터가 이렇게 예쁘고 귀엽다니

3) 수아네 집에서 햄스터 새끼들이 태어났어요.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특이사항이 많은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따르릉~ 엄마 전화받으세요, 엄마 전화받으세요"

 

토요일 오전인데 엄마 휴대전화가 울렸어요. 저희 집은 엄마 것도 아빠 것도 핸드폰이 울리면 둘 다 제목소리가 나온답니다. 제가 녹음해 드렸거든요. 엄마 아빠가 제목소리 자주 듣겠다고 하셔서요.


"토요일 아침부터 누구지?" 엄마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전화를 받았어요. 그러자 핸드폰 너머로 친구 보경이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안녕하세요. 저 유성이 친구 보경인데요. 유성이 좀 바꿔주세요!" 


"응 보경아. 난데 어쩐 일이야 이 시간에"


"웅 나 진작부터 전화하고 싶었는데 참다 참다 전화한 거야. 우리 집 햄스터가 밤사이에 새끼를 8마리나 낳았다. 너 전에 햄스터 키우고 싶다고 했잖아. 우리가 줄 수 있을 것 같아"


"아 정말? 신기하다. 그런데 너희 암컷만 두 마리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새끼를 낳았지?"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 분명히 암컷만 두 마리 입양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우리 엄마 엄청 놀랐다"


"애초에 수컷인 줄 모르고 입양했나 보네 그런데 임신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새끼를 낳은 거야? 너희 케이지 따로 해서 키운다고 하지 않았어?" 


"응 맞아 그런데 분명히 케이지는 따로 썼는데 한 놈이 밤에 탈출한 적은 있었거든. '방탈출'. 그때 하루 지나고 보니까 다른 햄스터 방에 가 있더라고. 친구랑 놀고 싶었나 보다 했는데 아마 그때 짝짓기를 했던 것 같아. 암튼 이제 새끼 분양해 줄테니까 얼른 우리 집으로 와바. 눈도 못 뜨는데 정말 엄청 엄청 귀엽다"

"응 수아야 알겠어. 나 금방 아침만 먹고 건너갈게"

수아는 우리 옆집 사는 친구예요. 동동이를 처음 만난 날 놀자고 했던 성민이의 누나랍니다. 


햄스터 자랑을 많이 했어서 제가 새끼 낳으면 분양해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암컷만 두 마리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암컷과 수컷이었나 봐요.


"동동아 내가 전화 통화하는 것 들었어? 수아네 햄스터가 새끼를 낳았다고 하네. 그런데 둘 다 암컷이라고 했는데 새끼가 8마리나 태어나서 식구들 완전 멘붕이래 지금"


"응 들었어 유성아. 사실 새끼 때 입양하면 암수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게다가 마트에서 분양하는 경우 그분들은 전문지식이 없으니까 더 정확하지 않은 거지"


"동동아 그럼 너는 암수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


"음 나는 거의 정확하게는 구분할 수 있는데 너무 어릴 때는 사실 확실치 않아. 그건 햄스터만이 아니라 거북이나 참새 돼지 등등 많은 동물이 그렇거든."


"와... 그래도 궁금하다. 어떻게 구분하는데?"


"응 항문 하고 생식기 사이가 넓으면 수컷이고 짧으면 암컷이야. 하지만 항문 하고 생식기를 동시에 보는 게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햄스터와 웬만한 유대관계가 없으면 확인하기 쉽지 않지."


"아 그렇구나 알겠어.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네. 동동이 너도 어서 밥 먹고 같이 수아네 집 가자"


주말이라 동동이는 햄스터 사료와 함께 특식으로 해바라기씨를 먹었어요. 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우렁된장찌개와 시금치, 새우볶음으로 아침을 먹었답니다. 


"띵동 띵똥 보경아 나야"


"응 유성이 왔구나. 얼른 들어와"


"와~ 보경아 골드가 새끼를 정말 많이 낳았네. 몇 시에 낳은 거야?"


"응 모르겠어 아침에 7시 좀 넘어서 목이 말라 깨어보니 골드 옆에 뭔가가 꿈틀대더라고. 놀래서 엄마를 깨웠는데 새끼가 8마리나 있어서 아빠도 깨고 난리 났었어. 어 그런데 유성이 너도 햄스터 있네?"


"응 우리 집 햄스터 동동이야. 얼마 전에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로 보내주셨어. 암컷이야."


"뭐 산타 할아버지? 하하하 그래 좋겠네. 이름이 동동이라고. 예쁘게 생겼네. 안녕 동동아 반가워. 난 보경이야. 나랑도 잘 지내자"


동동이는 반갑다고 말을 건넸지만 보경이에게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어요. 역시 저에게만 들리나 봐요. 


그때 장난꾸러기 민석이가 방에서 나왔어요.


"와 유성이 누나 왔네. 누나 나 누나가 올린 영상 봤어. 동동이였구나. 이놈 엄청 귀엽던데. 아무 데나 똥 싸고 그러진 않아?"


"응 우리 동동이는 아주 똑똑해. 햄스터 별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린다고"


"뭐 누나. 아인슈타인? 하하하 햄스터가 무슨 아인슈타인이야? 햄스터 아이큐는 보통 12 정도밖에 안된다고. 자기 주인도 잘 몰라볼 정도로 바보야 바보"


"민석아 그건 오해야. 햄스터가 얼마나 똑똑한데. 시력이 나빠서 안 보여서 그렇지 아주 똑똑하단다"


"누나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거겠지. 그런데 계속 키워봐. 귀엽긴 한데 엄청 멍텅구리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될 테니 하하하"


"동동아. 민석이 하는 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라. 나쁜 아이는 아닌데 장난이 심해서 그래"


"응 유성아, 예쁜 내가 참아야지. 남자애들은 장가가서 아이 낳기 전까지는 다 철이 없는 거야. 이해할게"


그때였어요. 보경이가 저를 보고 외쳤어요.


"유성아. 골드가 젖 주는 것 보여? 눈도 못 뜬 아이들이 젖꼭지 하나씩 물고 엄청 빨아대고 있어. 사료를 평소보다 더 맛있는 것으로 많이 주었는데 정말 신기하다"


"그래 보경아. 나 이렇게 작은 햄스터 새끼들 직접 보는 것 처음이야. 너무 신기하네"


"누나 우리도 유튜브 찍자. 동동이만 예뻐하지 말고 우리 골드도 예뻐해 줘. 새끼들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그럴까 그럼. 알겠어. 내가 카메라랑 삼각대 꺼낼게"

https://youtu.be/nwaijSWJIuI


"안녕하세요. 유성이에요. 저는 오늘 제 친구 보경이네 집에 왔는데요. 오늘 이곳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답니다. 암컷 두 마리인 줄 알았던 햄스터 골드가 새끼를 8마리나 낳은 것이에요. 눈도 못 뜨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데요. 제가 살짝 보여드릴게요"


"여러분 저는 유성이 누나의 단짝 친구 보경이 누나의 동생인 민석입니다. 골드의 주인님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희 골드, 제가 제때 사료 주고 운동도 시키며 잘 키워서 오늘 이러한 영광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민석이의 어이없는 얘기에 보경이가 한 소리했어요.

 

"유성아. 민석이 하는 얘기 들었어? 케이지 청소 한 번도 안 해서 주말마다 혼나면서 무슨 주인님이라니. 정말 내 동생이지만 어이없다니까" 


"그러게 하하하" 


보경이와 저는 활짝 웃었어요. 그런데 그 순간 동동이가 저를 보며 말했어요. 


"유성아. 골드가 너무 스트레스받고 있어. 촬영하는 것 얼른 끝내야겠다. 그리고 거실의 불부터 꺼주고"


"응 동동아 알겠어. 그런데 골드가 정말 스트레스받고 있는 거야?"


"응 맞아. 골드 이대로 계속 스트레스 받으면 새끼들을 죽일 수도 있어. 원래 햄스터는 야행성 동물이잖아. 그런데 이렇게 낮에 불빛 아래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인데 민석이처럼 자꾸 들여다보면 불안해한단 말이야. 지금도 익숙지 않은 사람의 냄새 때문에 예민한데 자꾸 민석이가 들여다보니까 불안에 떨고 있는 게 내 눈엔 보여"


"아 그랬구나 알겠어. 내가 보경이에게 얘기할게"


"보경아 내가 햄스터 공부를 많이 했는데 출산했을 때 어둡게 해 주어야지 안 그러면 새끼를 물어 죽일 수 있데. 그리고 자꾸 쳐다보는 것도 안 좋으니까 모른 척 관심을 두지 않는 게 좋다고 하네"


"아 유성아 그래? 우린 잘 몰랐지. 사실 햄스터 분양할 때부터 따로 교육을 받거나 공부한 것은 없어서 그런 것은 생각도 못했네. 지금 당장 불부터 끌게. 골드야 미안해... 우리 이제 다른 것 하고 놀 테니까 새끼들 많이 예뻐해 주렴"


민석이는 계속 골드와 새끼들을 들여다보고 싶어 했지만 보경이는 누나답게 상황을 종료시켰어요. 골드의 캐이지를 수아 방에 넣어주고 방을 어둡게 해 주었답니다. 


"민석아 유성이도 왔으니까 우리 닌텐도 하고 놀자" 


"응 그래 누나 알겠어" 


이날 저는 보경이랑 민석이와 함께 닌텐도를 재밌게 했어요. 그러다 동동이를 보니 동동이는 이미 잠자고 있었네요. 역시 햄스터는 야행성 동물이 맞나 봐요. 


"동동아 오늘 많은 것 가르쳐 주어서 고마워.... 피곤할 텐데 잘 자고 내일 또 놀자. 안녕"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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