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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치와친구들 Apr 18. 2021

4. 수아네 햄스터 새끼들이 전부 사라졌어요.

4) 잠자는 사이에 장롱 밑으로 숨은 햄스터 어떻게 된 일일까요?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개성이 뚜렷한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띵동 띵동" 


일요일 아침인데 초인종이 울렸어요. 


"누구세요? 어 수아네. 수아야 아침부터 어쩐 일이야?"


"응 유성아 큰일 났어. 밤사이에 골드가... 골드가"


"수아야 무슨 일인데 그래. 차분하게 얘기를 좀 해봐"


"응 유성아 내가 너무 놀라서"


"응 수아야 여기 보리차 한잔 마시고 얘기해봐"


"응 그래... 다름이 아니라 골드가 밤에 사라졌는데 새끼들도 같이 없어졌어"


"뭐라고? 8마리나 되는 새끼들이 한꺼번에 없어졌다고?"


"응 그래... 골드는 여태껏 탈출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새끼까지 낳은 상태에서 없어지니까 너무 걱정돼서.. 나 어떡하지? 골드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혹시 고양이가 와서 잡아먹은 것은 아닐까?"


"무슨 소리야.. 너희 고양이 안 키우잖아. 거실문도 잘 잠구었을 텐데 무슨 고양이... 어딘가에 잘 숨어있겠지... 너무 걱정 말고 차분하게 기다려봐. 내가 우리 동동이에게 물어볼게"


"뭐 동동이? 동동이가 어떻게 알아?"


"아니야 혹시 몰라 우리는 텔레파시가 통한단 말이야!"


"햄스터랑 텔레파시라니. 유성이 너 동화책 많이 보더니 동화처럼 사는구나. 아무튼 네가 햄스터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으니까 우리 집에 한번 가보자 응"


"응 그래 수아야. 우리 곧 밥 먹으니까 밥 먹고 금방 넘어갈게. 너도 우리 집에서 밥 먹을래?"


"아니야 나는 지금 밥이 넘어가지가 않아 나는 먼저 가서 더 찾아볼 테니 얼른 먹고 넘어와"


"응 그래... 잘 있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고"

동동이가 탈출했을땐 해바라기씨를 이용해 다시 만났어요


일요일 오전이지만 너무 걱정하는 수아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엄마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동동이와 수아네 집으로 향했답니다. 


"동동아 골드가 왜 사라졌을까? 그것도 새끼들을 다 데리고?"


"응 그건 아마, 어제 내가 얘기한 대로 수아네 집 거실이 불안하게 느껴져서 그랬을 것 같아. 햄스터는 새끼를 낳았을 때 정말 예민하거든. 어제 너무 밝은 데서 시끄럽게 하고, 자꾸 쳐다보니까 이곳은 안전한 곳이 못 되는 구나 생각하고 은신처로 피신한 것 같아"


"응 그렇겠지? 그런데 케이지 안의 은식처가 있지만 거기에는 없었다고 해서. 그렇다고 해도 8마리를 한꺼번에 안고 다 옮겼을 리는 없을 테고 케이지 담을 넘어서 옮겼다면 8번을 왔다 갔다 했다는 건데 평소 한 번도 안 넘었던 골드가 그런 게 가능할까"


"응 햄스터도 엄마니까 가능하지. 햄스터는 모성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 새끼를 보호하려고 할 때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니까"


"동동아 그런데 나 어디 유튜브에서 보니까 햄스터는 자기 새끼를 죽이거나 잡아먹기도 한다던데, 그래서 햄스터는 모성애가 없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거야?"


"응 유성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건 조금 다른 얘기야. 햄스터가 자기 새끼를 죽이거나 잡아먹는 경우는 자신이 지금 있는 곳에서 매우 불안함을 느낄 때, 적에게 죽임을 당할 것 같은 위험을 느낄 때 자기 손으로 죽이는 거거든. 본능적으로 남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차라리 자기 손으로 끝내는 거지. 하지만 그렇게 결정하기 전에 최대한 새끼를 지키려고 노력하니까 결코 모성애가 없다고 할 수 없어"


"응 그렇구나 그런데 새끼여도 커서 성인이 되면 죽인다고도 하던데 그것도 오해인 거야?"


"응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데 햄스터는 시력이 나쁘다고 했잖아. 그래서 자기 새끼여도 새끼 때의 특유한 냄새가 사라지면, 성인처럼 몸집이 커지면 자기 새끼라는 생각을 못하게 돼. 그러면 좁은 공간에 덩지 큰 햄스터가 있으면 적이라고 볼 수 있는 거지. 햄스터같이 먹이사슬에서 가장 끝에 있는 가장 약한 동물들은 자기 한 몸 지키기도 벅차거든. 그래서 눈에 보이는 것이 있다면 공격하는 거야, 본능적으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응 그렇구나 그럼 오늘 골드가 사라진 것은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이 잘 안 닿는 곳으로 새끼들을 피신시켰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


"응 맞아. 역시 유성이는 참 똑똑하네. 아마도 집에서 가장 햇볕이 안 드는 어두운 곳에 있을 거야. 특히 눈도 못 뜬 새끼들은 밝은 데를 싫어하거든. 어둡고 사람들 소리도 잘 안 들리는 그런 곳"


띵동 띵동. 


"아 유성이랑 동동이 왔구나 그래 들어와 어서"


"유성이 누나 왔어? 동동이도 왔네. 맞다 누나 동동이가 아인슈타인이라고 했지? 그럼 잘 찾아봐! 이번에 찾으면 내가 햄스터는 멍텅구리라고 한 말 취소할게 하하하"


"성민아. 알겠어 내가 열심히 찾아볼게. 그런데 너는 골드 없어졌는데 걱정도 안 돼?"


"아니야 나도 걱정돼. 하지만 밥은 먹고살아야지. 나는 또 이따가 교회 가야 한다고."


성민이는 교회 가서 친구들과 놀 생각에 정신이 없어 보였어요. 수아는 여전히 걱정돼서 안절부절못하고 있고. 


"동동아 일단 거실은 아닌 것 같아. 여긴 너무 환하니까. 그럼 방으로 가보자. 안방하고 수아 방, 성민 이방, 창고 이렇게인데 어디부터 가볼까?"


"음... 유성아 창고에 보일러 들어오는지 물어봐 거기 보일러 안 들어오면 거긴 맨 마지막에 봐도 될듯해. 햄스터들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새끼를 데리고 추운 방으로 가지는 않았을 거야"


"응 그래 알겠어. 수아야 너희 창고에 보일러 혹시 켜 두었니?"


"아니 유성아. 창고는 보일러 안 켜 두는데 왜?"


"응 햄스터는 추위를 잘 타거든. 그래서 새끼까지 있는데 추운 방에는 안 갔을듯해서. 일단 너하고 성민이 방부터 볼게"


"와.. 유성이 너 되게 과학적이다. 지난번에 과학 백점 받은 게 운이 아니었나 보네. 자 내방부터 봐"


수아 방에 들어가자 책상과 컴퓨터, 책꽂이와 침대가 있었어요. 혹시나 싶어서 침대 밑을 보았는데 어디에도 골드는 없었답니다. 


성민이 방도 마찬가지였어요. 책상과 컴퓨터 책꽂이와 침대가 있었는데 골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어요. 


"음... 어두우면서도 따뜻하려면 천장보다는 바닥이 나을 텐데 이상하네. 수아야 안방에 한번 가보자"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곳엔 커다란 짐이 많았어요. 화장대와 이불장, 옷장이 있었는데 이불장이 눈에 들어왔어요. 


"동동아 이불장 밑에 작은 틈이 있는 것 보이지? 혹시 저 안에 들어갔을까? 그런데 새끼들은 몰라도 골드가 들어가기엔 틈이 너무 얇은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


"응 유성아 잘 봤어. 내가 보기에도 이불장 밑이 제일 확률이 높을 것 같아. 따뜻하고 어둡고, 조용하기까지, 내가 만일 골드라면 저기에 숨었을 것 같아. 햄스터는 털이 많아서 그렇지 사실 몸집이 그다지 크지 않아 또 몸이 유연해서 저 정도라면 몸을 구부려서 통과할 수 있었을 거야"


"수아야 이불장 밑에 한번 보자. 왠지 저기에 있을듯해. 온도나 빛이나 소음이나 이곳이 최적으로 장소라고 우리 동동이가 알려주었어"


"아 정말? 너네 텔레파시 한다는 것 진짜야? 신기하네.. 암튼 그럼 볼게... 어... 내가 보니까.. 잘 안 보이는데 엄마 불러야겠다. 엄마 엄마"


수아가 부르자 엄마가 와서는 빛을 비쳐주는 후레시를 꺼냈어요. 그리고 이불장 밑을 보니 저 안쪽에 골드가 보였어요. 수아가 엄청 반가워하면서 골드를 불렀답니다


"골드야. 너 왜 거깄어. 응 도대체 왜 거기 들어가 있는 거야. 속상하게.. 걱정했단 말이야. 얼른 나와... 해바라기씨 줄테니까 얼른..."


수아가 애타게 골드를 불렀지만 골드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수아는 엄마 걱정이 돼서 울음을 터뜨렸답니다. 


"우앙 저기엔 사료도 없는데 계속 저기 있으면 어떻게 해"


수아를 달래주려고 했지만 진정이 되지는 않는듯했어요. 이때 수아 엄마가 아주 긴 자를 가지고 오셨어요.  


"수아야 엄마가 꺼내 줄게. 긴자로 당기면 될 거야" 


수아 엄마는 긴 자를 가지고 깊숙이 넣어서 골드를 꺼내려고 했어요. 하지만 골드는 나오지 않았고 새끼만 한 마리 나왔답니다. 


"후레시를 비쳐도 잘 보이지가 않아서 걱정이네. 어쨌든 지금 왼쪽에 있으니까 엄마가 잘 빼줄게"


수아 엄마는 조심조심 자를 이용해서 햄스터 새끼들을 뺐어요. 새끼가 5마리 더 나왔을 때 골드도 같이 나왔답니다. 수아는 골드를 보자 너무 좋아서 눈물을 터트렸어요. 

 

"으앙 골드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다음부터는 탈출하면 안 돼 알았지?"


그런데 아무리 자로 더 쓸어봐도 2마리 새끼는 나오지 않았어요. 


"동동아 도대체 새끼들이 왜 안 보이는 걸까? 골드랑 같이 있었으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응 유성아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그런데 아마 케이지에서 나와서 여기까지가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잖아. 오면서 죽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햄스터는 정말 약한 동물이라서 조금만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죽을 수 있거든. 하물며 새끼들은 더욱 위험하지. 또 이곳에 와서도 골드가 모든 새끼를 다 챙기지는 못했을 테니까 가장 약한 새끼들이 도태되었을 수 있어"


"도태되었다는 것은 무슨 말이야? 어미가 새끼를 내쳤다는 뜻이야?"


"응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동물의 세계는 약육강식이잖아.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고 사는 게 자연의 섭리지. 그런데 그건 같은 동물들끼리도 마찬가지야. 먹을게 많고 평화로울 땐 상관없지만 먹을 게 없어 굶어 죽는 상황이 생기면 가장 약한 새끼부터 잡아먹는단다. 햄스터도 그래. 거실이 위험하다고 느낀 골드가 옷장 밑에 숨었지만 사료까지 갖고 오진 못했으니 배가 고팠을 거야 새끼들이 젖까지 빨아대니 더욱 힘들었겠지. 그러면 새끼와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 가장 약한 새끼를 잡아먹거든. 아마도 그래서 없는 걸 거야"


"아 동동아 그런데 그건 너무 잔인하다. 어떻게 자기 새끼를 그럴 수 있어"


"유성아 그건 골드를 욕해선 안돼, 모두가 죽을 수는 없으니까 가장 강한 새끼를 남겨서 종족을 보존하려는 거니까. 햄스터만 그런 게 아니라 동물의 세계에서는 어느 동물에게서든 일어나는 일이야."


"그렇구나. 동동아. 어제 시끄럽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 영상도 괜히 찍었나 봐. 그랬다면 골드가 스트레스받아서 탈출 안 했을 수도 있을 텐데"


"아니야 유성아.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니까. 너무 미안해하지 마. 다음부터는 조심하면 돼지. 그래도 새끼들 다 죽을 수도 있었는데 6마리라도 구했으니까 다행이야. 이제는 조용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잘 키우라고 수아랑 성민이에게 말해주렴"


"응 그래 알았어."


저는 동동이와 나눈 얘기들을 수아와 성민이에게 들려주었어요. 그러자 수아와 성민이가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깜짝 놀랐네요. 


"진짜 동동이가 그랬다고?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다" 


"누나 지금 뻥치는 것 아니야? 책이나 유튜브에서 본 것을 갖고 동동이가 그랬다고 하는 것 아니냐고?"


"성민아, 내가 뭐하러 거짓말을 하겠니? 그리고 지금 내가 한 얘기 어느 책이나 유튜브에서 본 적 있어? 너도 햄스터 키워봤으니까 그런 것들 찾아봤을 것 아냐? 나는 그런 것 정말 많이 봤지만 이런 얘기는 처음 들었어. 햄스터 동동이가 알려준 얘기니까 인간이 쓴 책이나 유튜브보다 더 확실한 얘기지"


성민이는 말문이 막히자 기분이 언짢아졌어요. 하지만 코 한번 풀었더니 기분이 풀려버렸네요.


"응 그래 누나. 어쨌든 우리 골드랑 새끼들 찾아줘서 고마워... 햄스터는 멍텅구리라고 얘기한 것도 취소할게. 동동이가 아인슈타인이라고 하는 말까지는 믿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누나가 하는 얘기 재밌으니까 들어줄게. 나는 그럼 교회 간다. 안녕! 동동아 또 보장 안녕~"


"야 윤성민. 너 햄스터 케이지 청소하라고 할까 봐 도망가는 거지? 거기서 이놈아"


수아는 성민이를 혼내주고 싶었지만 성민이는 이미 도망간 다음이었어요. 결국 저랑 수아랑 둘이 집 청소를 해주었답니다. 그리고 골드가 이제 도망가지 못하도록 케이지의 창문을 좀 더 단단하게 묶었어요. 다만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케이지 안에 은신처를 또 만들어 주었답니다. 


"골드야. 먹을 것 충분히 놔뒀으니까 절대로 새끼들 잡아먹으면 안 된다. 알았지?"


저와 동동이는 골드와 수아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와왔어요. 


사라진 새끼 두 마리 때문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 또한 동물세계의 법칙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동동아. 너는 나중에 혹시라도 새끼 배면 절대로 새끼들 헤치면 안 된다. 알았지? 약속해!"


"유성아 알겠어 그런데 나는 독신주의라 그럴 일 없어 하하하" 


그날 밤 저는 꿈에서 햄스터 동동이가 하얀 면사포를 입고 결혼식을 하는 꿈을 꾸었답니다. 


"그래 원래, 시집 안 간다고 하는 친구가 제일 빨리 가는 거라고 엄마에게 들었어. 너무 예쁘다 동동아"


그렇게 그날 밤도 깊어만 갔답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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