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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치와친구들 Apr 28. 2021

14. 쉽지 않은 햄스터 분양.하루 만에사망 소식이

고양이 있는 집으로분양 간새끼, 천적의 본능은어쩔 수없나 봐요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특이사항이 많은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햄스터 세끼 세 마리는 분양됐지만 아직 5마리가 남았어요. 아빠는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친구 병석이 삼촌에게 한 마리를 보내겠다고 했어요. 


병석이 삼촌은 매우 까칠한 편이라 그동안 혼자 살면서도 동물을 키우지 않았어요. 하지만 햄스터는 키우기 쉽다는 말에, 무엇보다 야행성 동물이라 같이 지내기 편할 것이라는 말에 설득이 되었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병석이 삼촌은 5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인데 주로 밤에 일하고 낮에는 잠자거든요. 

보통 사람들과 생활패턴이 달라서 좀 적적해하던 편이라 햄스터 분양에 긍정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케이지랑 사료랑도 몇 달치 다 주겠다고 해서 정말 어렵게 분양을 보내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집도 멀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직접 데려다주었답니다. 저는 햄스터 새끼와 좀 더 있고 있어서 아빠를 따라갔어요.  

"유성아 삼촌 비염이 좀 심한 편인데 햄스터는 털 날리거나 하지는 않는 거지?"


"네 삼촌 햄스터는 털도 짧고 날리는 일도 거의 없어요. 저희 아빠랑 저도 비염 있지만 그동안 아무렇지 않았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씩 톳밥 갈아주실 때만 마스크 착용하시면 괜찮으실 거예요."


삼촌은 이미 키우겠다고 말은 했지만 막상 햄스터 새끼를 보니까 걱정이 많이 되는듯했어요. 하지만 아빠와 저는 어떻게든 분양을 시켜야 하는 처지였기에 걱정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인사를 했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빠와 햄스터에 대한 얘기를 나눴어요. 


"아빠 만약에 4마리 햄스터가 모두 분양되지 못하면 어떻게 할 거야?"


"글쎄 분양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빠도 걱정이네... 회사와 학교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는데 키우고 싶다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야. 동물병원에서 좀 받아주면 좋겠는데 거기도 사정이 있어 안되고. 인터넷으로 카페 같은데에서 분양해주는 경우도 있는 것 같던데 가입된 카페도 없어서 이제 뭘 하려니 좀 그러네. 


"응 아빠, 나도 계속 친구들 물어보는데 다들 너무 키우고 싶지만 집에서 안된다고 했데. 그렇다고 정말 산에다 풀어줄 수도 없고 걱정이네"


그때였어요. 운전하는 아빠에게 성훈이 삼촌에게 전화가 왔어요. 아빠는 핸즈프리로 연결해서 통화를 했답니다. 


"형님 죄송해요. 햄스터 새끼가 그만..."


"응 성훈아 그게 무슨 말이야? 햄스터 새끼가 왜..."


"네 제가 좀 전에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햄스터 새끼가 죽었어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저희 집 고양이 루루가 반토막을 내놨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앗 그게 무슨 말이야? 햄스터 케이지 안에 있었는데 고양이가 문을 부시기라도 했다는 거야?"


"아니요. 어제 형님 집 근처에 간 김에 제가 햄스터 데려왔잖아요. 케이지 주문한 게 어제 도착할 예정이었어서 그런 건데 집에 와보니 배달이 지연돼서 없더라고요. 그래서 하루만 임시로 리빙박스에 넣어두었거든요. 그런데 숨은 쉴 수 있게 해야 할 것 같아서 뚜껑을 살짝만 열어두고 위에다가 무거운 짐을 올려두었는데 어찌 된 건지  와보니 고양이가 물어 죽였네요. 죄송해요 형님"


"아 너무 가여워서 어떻게 하지"


"뭐야 아빠? 새끼 죽었다는 얘기야? 왜? 왜 죽었데?"


"응 유성아 삼촌네 고양이가 공격해서 죽었다고 하네"


"앙앙 그런 게 어딨어. 케이지로 잘 잠가서 키운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응 그게 케이지가 하루 늦게 오는 바람에 임시로 리빙박스에 넣어뒀다가 그랬다고 하네"


"몰라 몰라 불쌍해서 어떡해"


유성이가 울자 아빠는 후배와의 통화를 얼른 끊으려고 했어요. 


"그래 성훈아 그럼 어쩌지? 리빙박스는 오늘 왔어? 햄스터 새끼 아직 4마리 남았는데 다른 아이로 분양해줄까?"


"아니에요 형님. 저 이제 다시 햄스터 못 키울 것 같아요. 저희 루루가 순해서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본성이라는 것을 무시 못하나 봐요.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그냥 죽여만 놨는데 반토막으로 잘려있는 것 보고 너무 무서워서 트라우마 생길 것 같아요. 고양이랑 사는 동안에는 햄스터 못 키울 것 같아요 케이지도 그냥 반품하려고요"


"그래 성훈아. 케이지는 또 왜 늦게 배송돼서.. 이게 인연이 아니었나 보네... 아무튼 놀랬을 텐데 몸 잘 추스르고 새끼도 잘 처리해줘"


"네 형님 그런데 햄스터 새끼 죽은 것,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아... 햄스터는 일반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리면 된다는데... 그래도 불쌍하게 죽었는데 그렇게 처리하긴 너무 미안하지. 이따가 내가 잠시 들러서 데려다가 산에 묻어줄게. 사실 산에 묻는 것도 불법이긴 하는데 많이들 그렇게 하더라고"


"아닙니다 형님... 제가 잘못한 건데 제가 데려다가 산에 묻어줄게요. 정말 죄송해요. 유성이에게 정말 정말 미안하다고 잘 좀 얘기해주세요"


"그래 알겠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옆에 있는데 울고 불고 난리네.. 어쩔 수 없지 쉬어"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아빠는 말없이 운전만 했어요. 생각지 못한 새끼의 죽음에 슬픔을 느꼈지만 나머지 새끼들의 분양도 걱정이었답니다. 


아빠 옆에서 한참을 울던 유성이는 목이 잠긴 채로 나지막이 속삭였어요. 


"셋째야 미안해 내가 좀 더 안전한 곳으로 보냈어야 하는데...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하게 지내렴"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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