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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치와친구들 May 02. 2021

18. 햄스터 동동이와 둘만의 아지트를 만들었어요!

옥상에서 신나게 뛰어놀았어요. 화분 뒤에서 술래잡기 놀이도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특이사항이 많은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좋은 생각이 났어요. 그동안 새끼들과 둥둥이만 챙기느라 수호천사 동동이를 너무 등한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동동이를 부르고 싶었어요. 하지만 자고 있는 듯해서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답니다. 


"엄마~ 햄스터는 밤에 활동하니까 내가 기다렸다가 저녁에 노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렇지?"


"응 그래 유성아. 동동이는 가끔 너를 기다리는 듯도 했는데 오늘은 자는듯하네... 본성이라는 건 무서워서 아마 저녁쯤 돼야 일어날 거야"


"응 엄마 나 오늘 동동이랑 옥상에서 숨바꼭질하고 놀 거야. 옥상 청소 좀 하고 있을게"


옥상에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만든 텃밭이 있어요. 텃밭엔 옥수수와 파 같은 여러 식물들이 살고 있답니다. 


물론 하늘나라로 떠나간 댕댕이도 이곳에서 잠자고 있고요. 


동동이와 놀 곳은 텃밭이 아니에요. 텃밭을 제외한 옥상의 나머지 공간에서만 놀아야 안전하니까요.


먼저 옥상의 모든 구멍을 완벽하게 막았어요. 그리고는 깨끗하게 청소도 했답니다. 


"그래 이제는 발에 걸릴 것도 없이 깨끗하니까 화분만 몇 개 옮겨놔야겠다"


햄스터는 은식처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화분 몇 개를 갖다 두었어요. 또한 안 쓰는 나무 상자도 깨끗하게 닦은 후 적당한 곳에 두었답니다. 드디어 저녁이 되었어요. 


엄마 아빠랑 밥을 먹고 있는데 햄스터들의 움직이는 소리가 났어요. 


"엄마 이제 동동이가 깨어났나 보다. 나 다 먹었으니까 이제 잠시 옥상 가서 놀다 올게요"


"응 유성아 옥상 청소 열심히 했다더니 엄마가 안 도와줘도 되니?"


"응 엄마 걱정 안 해도 돼요. 충분히 깨끗하고 안전하니까"


 식사를 마치고 조용히 동동이에게 갔어요.


"동동아. 우리 둘이서만 옥상에서 놀자. 자 내손에 조용히 올라와"


"응 유성아 어쩐 일로 그렇게 작게 얘기해?"

"응 다른 햄스터들은 두고 너만 데려가려는데 혹시나 다른 햄스터들이 듣고 서운해할까 봐. 왜 황희 정승이라고 조선시대 유명한 학자가 있는데 누렁소가 일을 잘하나요? 까만소가 일을 더 잘하나요? 하고 물으니까 농부가 한참을 걸어와서 귓속말로 누렁소가 일을 더 잘합니다 라고 얘기헀다는 일화가 있잖아. 그래서 황희 정승이 아니 그런 얘기를 왜 일부러 걸어와서 하냐고 하니까 말 못 하는 짐승이라고 해도 남이 자기 보고 못한다고 하면 서운해하지 않겠냐고 했던 말... 나도 그 생각나서 작게 얘기한 거야"


"하하 그래 유성이 참 착하네 알겠어 고마워... 갈게"


동동이는 조용히 케이지 문에서 나왔어요. 


저는 동동이를 데리고 옥상에 올라갔는데 동동이가 기지개를 켰어요.


"우와 너무 좋다. 이게 얼마 만에 보는 바깥 공기야? 유성이 집 옥상 너무 좋다. 와 예쁜 꽃도 많네"


"응 동동아 여기는 엄마 아빠랑 채소들을 키우는 텃밭이야. 하지만 이제부터는 너와 나의 비밀 아지트지. 엄청 깨끗하지? 내가 청소 다 해두었다~" 


"응 유성아 고마워... 늘 케이지 안에만 있다가 밖에 나오니까 너무 좋네... 게다가 여기는 신기하게 마음이 편안한 느낌이 드는데... 냄새도 왠지 친숙하고?"


"하하하 동동아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내가 널 위해서 저번에 덜어두었던 톳밥들을 좀 가져다가 뿌렸어. 저번에 케이지 청소하다가 톳밥을 조금 많이 빼두었었거든.. 날 좋으면 이렇게 바깥에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유성아 넌 정말... 너무너무 멋지구나... 정말 너는 햄스터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어린이일 거야. 이렇게 나를 위해 내가 쓰던 톱밥들까지 뿌려 놓았다니 정말 고마워. 그래서 그런지 나는 여기가 오늘 처음 왔는데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너무나 편안하다."


"응 동동아 그렇다면 다행이다. 자 그럼 우리 숨바꼭질해볼까? 내가 뒤돌아 있을 테니 네가 잘 숨어봐"


"응 그래 유성아. 잠시만 1분만 있다가 내가 옥상을 한 바퀴 돌면서 지형을 좀 익힐게. 알다시피 눈이 나빠서 미리 좀 살펴보는 게 좋을듯해. 이야 신난다. 너무 좋아 너무 신나"


동동이와 저는 그날 저녁 1시간가량이나 숨바꼭질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중간에 동동이는 재밌는 표정을 보여주었고 저는 동동이의 표정을 따라 하면서 서로 크게 웃었답니다.


 https://youtu.be/eIJk7QBokXU


많이 움직인 탓에 동동이가 배가 고플듯해서 미리 준비한 해바라기씨 2알과 말랭이 고구마를 주었어요. 물과 함께 딸기를 조금 준비했는데 동동이가 너무 맛있어했답니다. 


"유성아 나 오늘 정말 너무 행복하다. 아마도 태어나서 제일 행복한 날을 꼽는다면 오늘이지 싶어. 이제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다"


"무슨 말이야 동동아 그런 말 싫어. 우린 오래오래 함께 할 거야. 죽는다는 말 하지 마"


"하하하 그래 유성아 알겠어. 아무튼 오늘 너무 고마워. 그런데 여기 너무 좋은데 왜 우리 둘만의 아지트라고 한 거야? 둥둥이랑 새끼들도 한 마리씩 데려와도 좋을 듯한데"


"응 그 생각도 안 해본 것은 아닌데, 넌 나에게 특별하잖아. 우리는 둘이 얘기도 통하고 늘 너는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너는 나에게 특별한데 나는 너에게 특별하게 해 준 게 없는듯해서.. 너와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


"그랬구나 유성아 정말 고마워... 그럼 이곳은 너와 나의 아지트로 하자. 그런데 다음에 둥둥이도 새끼들도 한 번씩 데려와도 돼. 원래 아지트에는 손님들이 찾아오기도 하는 거니까. 아마 걔네들도 엄청 좋아할 거야"


"음.. 네가 그렇게 얘기한다면 나도 생각해볼게... 역시 동동이는 정말 마음도 넓구나"

https://youtu.be/PIsx-ZusUVM


"마음이 넓기는.. 유성아 나 너 어깨에 올라가야겠다. 좀 올려주렴... 여기서 남쪽이 어디야?"


"남쪽 나 잘 모르는데... 아 잠시만... 휴대폰에서 나침반처럼 확인할 수 있어... 아 있다.. 여기... 저쪽이 남쪽이네.. 근데 왜?

"응 오늘 너무 행복해서... 문득 고향이 생각나서..."


"뭐 고향? 동동이 너는 나랑 대형마트에서 만났잖아. 거기가 너의 고향 아니었어?"


"응 유성아.. 거기 아니고 나도 고향 있어..."


왼쪽 어깨에 앉아 남쪽을 바라보는 동동이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는 것 같았어요. 늘 차분했던 동동이 었는데 저는 깜짝 놀랐답니다. 도대체 동동이의 고향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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