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에게 이런 엄청난 비밀이 있었을 줄이야...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특이사항이 많은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내 고향은 남해 바다가 보이는 햄스터 공장이었어. 근처엔 다른 동물들의 창고도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팔려갈 때 빼고는 한 번도 창고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지. 남쪽 바다라는 것도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서 아는 것뿐이었어. 그런데 서울에 와보니까 알겠더라고. 고향에서 맡았던 냄새가 바닷바람이었다는 것을"
"응 동동아. 그랬구나. 나는 그냥 네가 대형마트에서 태어난 줄 알았는데... 바닷바람은 이곳의 바람과 다르다는 거야? 어떻게 다른데?"
"응 유성아 바닷바람은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 공장 안에 있을 때는 케이지도 너무 좁았고 창고 안의 공기가 정말 나빴거든. 그런데 차를 타고 서울로 오기 전에 잠시 공장 바깥으로 나왔는데 케이지 안에서도 느껴질 만큼 공기가 너무 좋아서 코가 뻥 뚫리는 거야. 그리고 맛있는 생선을 먹는 것처럼 바람에서 살짝 생선 냄새도 느껴졌어. 그런데 서울에 와서 대형 마트라는 곳의 진열대에 서보니 거기도 공기가 너무 나쁘더라고. 그렇다고 햄스터 공장만큼 심하진 않았지만"
"아 동동아 마트도 케이지가 좁아서 좋은 환경은 아니던데 햄스터 공장은 훨씬 더 나쁜 곳이었어?"
"응 유성아 그곳은 나쁘다는 말로는 부족한 것 같아. 정말 너무나 좁은 케이지 안에서 많은 햄스터들과 지냈는데 음식들도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음식들이었어. 내가 지금도 아몬드는 안 먹는 것 모르지? 공장에서 유통기한이 2년이나 지난 아몬드가 매일 나왔는데 배가 고파서 억지로 먹었는데 맛도 없고 배도 좀 아프고 정말 죽지 않기 위해서 억지로 먹었었어. 사료값 많이 드니까 남들이 버리는 것 얻어다가 먹이는 거지."
"와 동동아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제한해야 하는데, 자격증 같은 것 있는 사람들만 해야 할 것 같아. 생명을 다루는 것인데 어쩜 그렇게 나쁜 사람들이 하지?"
"응 그래 유성아 너 말대로 그러면 정말 좋겠다. 그런데 실상은 정말 처참해. 각각의 케이지들마다 새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태어나더라고. 나도 엄마젖을 며칠밖에 못 먹었는데 눈도 뜨기 전에 엄마랑 떨어져서 지냈어. 슬프게도 엄마의 냄새는 기억나지만 엄마 얼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단다. 사람들 얘기를 들어서 알게 되었는데 햄스터 공장에서는 암컷 햄스터가 보통 죽을 때까지 10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고 하더라. 새끼들을 출산하고 나서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다시 임신을 시키는 것이지. 나는 그곳에서 4주간 있다가 대형마트로 팔려간 것인데 정말 사람들이 잔인하다고 느꼈어. 어미나 새끼나 제대로 돌봐주지 않으니 죽어나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다른 동물 공장에 먹이로 던져준다고 하더라고. 햄스터가 죽어나가도 누구 하나 슬퍼하는 사람이 없었지. 그때 나는 결심했던 거야. 절대 새끼를 낳지 않으리라. 엄마같이 살지 않으리라 하고"
"와 동동아 너무 슬프고 화가 난다. 그럼 너는 엄마 아빠 얼굴도 한번 못 보고 학대만 받다가 대형마트로 왔던 것이구나. 난 네가 언제나 밝고 잘 웃어서 행복하게만 산 줄 알았는데..."
"응 엄마 얼굴은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엄마가 젖먹이면서 울던 것은 기억이 나. 그리고 나에게 했던 말도"
"응 엄마가 뭐라고 했었는데...."
"살아서 이곳을 나가면 좋은 곳으로 분양 가서 행복하게 살라고... 그리고 다음에 태어날 때는 햄스터 말고 좀 더 강한 동물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로 태어나라고 했어"
"아.... 엄마가 갓난아이한테 환생까지 얘기했다니 신기하다. 그런데 환생은 정말 있는 거야?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는 거야?"
"응 그건 나도 몰라, 하지만 엄마에게 듣기로 모든 동물은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고 하더라고. 다만 다른 동물로 태어나고 싶으면 여러 가지 조건들을 통과해야 한다고 했어. 기도를 열심히 하면서 착한 일도 많이 해야 하고 새끼를 안 낳거나 낳는 경우엔 정성껏 키워야 한다는 점 등이었어."
"응 그렇구나. 그런데 동물로 환생할 수 있으면 인간으로 환생하면 되는 것 아냐?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동물로 사는 것보다 그래도 인간으로 살면 좋을 듯한데"
"응 유성아 인간으로 환생하면 너무 좋지. 하지만 인간은 하느님이 이 땅의 주인으로 만든 동물이잖아. 때문에 한 번에 바로 환생은 불가능해. 동물이 인간으로 환생하려면 9번의 환생을 거친 후에야 가능해지는데 그때도 12가지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들었어"
"와 정말? 그럼 지금 지구에 사는 저 많은 인간들이 전부 그런 환생과 관문을 통과했다는 거야? 나도 그럼 그런 거야?"
"응 그건 나도 모르지. 애초부터 사람이었던 경우도 있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열에 한둘은 동물이 환생한 것이라고 봐도 무난할 거야"
"응 그렇구나. 그럼 동동아 너는 환생하면 어떤 동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
"응 유성아 그건 아직 모르겠어. 고향에 있을 때 엄마 얘기를 들을 때는 세상에 이렇게 많은 동물이 있는 줄 몰랐거든. 그런데 너랑 같이 살면서 네가 공부하는 책들, 네가 보는 영상들을 함께 보면서 세상에 멋진 동물이 많다는 것을 알았지. 사자도 호랑이도 곰도, 코끼리도 너무 멋있는 것 같아"
"응 그렇지 그런 동물들은 다들 강하고 멋있지. 동동이도 그렇게 강한 동물로 태어나면 좋겠다. 햄스터 동동이가 밀림의 왕 사자나 높은 산의 신령으로 군림하는 호랑이로 다시 태어난다면... 와 생각만 해도 정말 멋진걸"
"응 그래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더욱 노력해보려고"
"그래 동동아 오늘 너의 고향 얘기 너무 잘 들었어. 대형마트에서 분양하는 것이 나쁘다고 얘기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네 말 듣고 보니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가 되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아"
"그래 유성아. 역사상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 꼽히는 아인슈타인이 동물에 대해서 그런 말을 했데. 생명에 대한 사랑은 인류의 가장 착하고 훌륭한 특징인 것 같다고.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은듯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유성이처럼 생명을 존중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나는 유성이랑 같이 지내니까 너무 좋다"
"응 동동아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사람도 동물도, 햄스터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볼게... 너도 많이 응원해주렴"
"응 그래 유성이 파이팅!!"
항상 밝게 웃던 동동이에게 저렇게 큰 아픔이 있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햄스터 공장이라는 것도 실제로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요.
하나님.... 우리 동동이 앞으로는 상처 받지 않게 해 주세요. 이 땅의 모든 햄스터들이 학대받지 않도록 사랑받으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잠을 청하던 저는 그렇게 기도를 드리다 스르륵 잠이 들었답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