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짐이 되지 않도록, 비워낼 때 비로소 닿는 것들
세상에는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나 역시 한때는 그 말에 기대어 확언을 쓰고, 원하는 미래를 선명하게 그리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우리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흔히 ‘끌어당김의 법칙’을 떠올리며 그 소망을 마음의 중심에 꽉 눌러 담는다. 온 우주의 기운이 나를 향하기를 바라는 간절함. 하지만 삶의 페이지를 찬찬히 되짚어보면, 정작 기적처럼 다가온 순간들은 힘을 잔뜩 준 손바닥 위가 아니라, 오히려 힘을 뺀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 듯 찾아오곤 했다.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번엔 정말 안 될 것 같아, 떨어질지도 몰라”라며 짐짓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던 날들을 기억한다.
그것은 단순히 부정적인 마음이 아니었다.
어쩌면 스스로를 옥죄던 과도한 기대라는 결박에서 벗어나려는, 나만의 본능적인 ‘항복’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안 되면 정말 포기할 거야”라고 마음을 비워냈을 때 역설적으로 기분 좋은 결과가 들려왔고, 반대로 집착했던 소망들은 소중히 대할수록 오히려 한 뼘씩 멀어져 갔다.
참 묘한 일이다. 무언가를 열렬히 갈구하는 마음 뒤에는 늘 ‘결핍’과 ‘불안’이라는 그림자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내가 그것을 너무 세게 붙잡고 있을 때, 우주는 나의 간절함보다 그 너머의 불안을 먼저 읽어버린 게 아닐까.
반대로 ‘안 되어도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했을 때, 비로소 내 마음엔 안도감이 차올랐고 그 평온한 빈자리에 행운이 찾아왔던 게 아닐까.
결국 삶은 끌어당김과 내려놓음 사이의 정교한 줄타기 같다.
너무 강하게 당기면 끊어지고, 그렇다고 너무 놓아버리면 또 연결될 수 없는.
어쩌면 진정한 성취는 ‘간절함’이라는 뜨거운 열기를 ‘담담함’이라는 서늘한 그릇에 담아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나는 내가 바라는 것들을 향해 마음을 보내본다. 다만, 그것이 내 삶을 통째로 흔들지 않도록 조금 가볍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