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again, agian and again
내가 좋아하는 밴드 The 1975의 노래 중에 "Paris"라는 노래가 있다. 전체적인 가사 내용은 파리에 간 한 남자가 그곳에서 한 여자를 만난 후 다시 파리에 가고 싶다는 낭만적인 이야기인데, 이 노래 초반에 깔리는 일렉트로닉 전주 음(?)이 참 좋다. 또르르, 또르르르, 구슬 굴러가는 소리.
다들 파리는 처음 갔을 때보다 다시 갔을 때 매력적인 도시라고 말한다. 처음엔 생각보다 지저분한 거리와 쌀쌀맞은 사람들에 실망하지만, 여러 번 가면 갈수록 파리의 낭만과 매력에 빠지게 된다면서 말이다.
아쉽게도 나는 파리를 한 번밖에 가 보지 못했다. 그것도 당일치기로. 하지만 아쉬움이 있어야 두 번째 만남이 있는 법. 언젠가는 이 노래 가사처럼 파리에 다시 가 보고 싶다.
눈치챘겠지만, 오늘은 파리와 관련된 글을 써볼까 한다. 파리는 벨기에로 교환학생을 가고 난 후,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 여행지였다. 벨기에 근교로 여행은 많이 다녔었지만, 막상 국경을 넘어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간다고 하니 설렜던 기억이 난다.
벨기에에서 기차를 타고 몇 시간쯤 달리자, 파리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면,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참 많다. 영화 <물랑 루주>와 <미드나잇 인 파리>,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까지. 세 작품 모두 재미있게 봤고, 보고 나니 파리에 가고 싶어졌다. 가장 최근작인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보면서 파리 사람들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에밀리는 살짝 일중독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그에 반해서 파리 사람들은 여유가 느껴진달까. 일을 하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 그럼에도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멋져 보였다.
걷다 보니 허기가 져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간 친구와 그녀의 친구들, 나, 나와 함께 벨기에로 교환학생을 온 한국인 친구들 총 여섯 명이서 함께 했다. 그래서 다양한 음식을 시켜 볼 수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 달팽이 요리였는데,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맛있었다. 지금 정확한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먹고 맛있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분위기에 취해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뭐, 아무렴 어떤가!
시내를 걷다 보니 어렵지 않게 파리의 랜드 마크, 에펠탑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에펠탑을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건 에펠탑 주변 광장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드는 사람,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 하나같이 웃고 있었고,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첫 번째 사진은 벨기에로 돌아가던 기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고, 두 번째 사진은 에펠탑을 바라보고 있는 조각상을 찍은 것이다.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쉬웠던 파리 여행이지만, 괜찮다. 또 갈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