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성실한 무기징역수

by 햇살정아

내가 애정 하는 드라마 중 <나의 아저씨>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가는 "성실한 무기징역수"




아등바등 쉬지 않고 달려온 것 같은데 나만 왜 여기에 머물러 있을까? 나야말로 성실한 무기징역수가 아닌가? 내 마음을 들킨 듯 마음이 괴로웠다.



그러다가 글쓰기를 만났다. 잊고 지냈던 나의 흐트러졌던 조각들을 모으고, 글 친구들의 인생을 읽으면서 나를 얽매이고 있던 허무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짐을 느끼게 되었다.



누구나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며 살고 있구나,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구나, 겉으로 보이기에는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고 있지만 고만고만한 고민들로 감당하고 있는 무게들은 비슷하구나.


내 손가락 손톱 밑의 가시가 제일 아픈 것처럼, 내 아픔이 제일 큰 것처럼 여기고 살았다는 것에 후회하게 되었다.



결국 모든 삶은 오십 보 백 보이다.



그동안 나는 왜?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살아왔다고 생각했을까?



내 삶의 주도권이 내가 아닌 타인에게 있었다는 것,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한 재미와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것,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해야 되니깐 했던 일들을 꾸역꾸역 하면서 쉽게 싦증을 냈다. 밤새 100프로 충전해도 쉽게 방전되는 핸드폰처럼 나는 쉽게 방전되고 피로감을 느끼며 살아왔던 것이다.



얼마 전 글벗의 말씀을 들으면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빠져있음을 발견했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자신을 버티게 해 주었다는 "꿈",



그 꿈 덕분에 빡빡하게 조여진 삶에도 불구하고 시련을 이겨내고 살아낼 있었다는 말씀에 전율을 느끼게 되었다.



아뿔싸~! 그래, 나에게도 꿈이 있었지. 그런데 그것이 뭐였더라?



이미 희미해진 나의 꿈과 어렴풋이 꿈꾸게 되는 나의 미래를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요즘을 떠올려보았다.




나는 꿈꾸는 것이 두렵다.

머릿속에 내가 바라는 멋진 이상향을 그리다가도 화들짝 놀라 금세 지워버린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왜 나는 꿈꾸기를 두려워할까?


모든 자기 계발서나 동기부여 강의를 들어봐도 내가 그리는 모습을 그리고, 적어보고, 시각화하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 일이 참 어렵다.



'내가 무슨...'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하는 것 같아 스멀스멀 올라오는 나의 욕구를 금세 억누르기를 반복할 뿐이다.



모른 척 외면하고 싶었던 슬픔이나 초라함, 우울감이 나를 구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현듯 생각이 스친다. 나도 모르는 나의 무의식이 나를 조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불행 중 다행이게도 그러한 나의 무의식을 알아차릴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나의 못난 무의식마저도 나의 모습이다.

그런 나의 모습을 창피해하지 말고 이제 따스히 보듬어줘야겠단 생각이 든다.




괜찮아,

천천히 가도 괜찮아,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불안하고 두려워도 괜찮아,

네가 원하는 모습 마음껏 그려봐도 괜찮아.....




무엇을 버리고 채워야 할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머물러 있던 세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슬며시 옮겨지는 오늘,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음을 내가 나에게 칭찬과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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