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이제 일본에 안 갈 것이라고 했다.

오사카 여행 2일 차_유니버설 스튜디오

by 햇살정아

오사카 음식은 짜다.

내가 먹은 것마다 그런 것인지, 아님 일본 음식 맛이 센 건지 모르겠지만 먹을 때마다 항상 짰다.


역시나 짜고 내 입맛엔 별로였던 호텔 조식마저도 소담스럽게 해치운 우리 아들.



구글맵으로 닛폰바시 역에서 유니버설 시티역까지 검색 후 지하철에 탑승한다.

- 일본은 지하철을 갈아탈 때마다 표를 다시 끊어야 된다는 것.
- '카드 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동전 사용은 상당히 귀찮은 일.
( 일본은 카드보다 현금 사용 우선,
한국 카드가 잘 안 읽히는 곳이 많아 여유롭게 엔화 환전이 필요할 듯)


줄 세워져있는 지하철의자

드디어 말로만 듣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도착하였다. 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여기에 다 모였나? 놀이동산에 이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 본 듯,

뜨겁다 못해 따가운 햇살도 한몫하여 아이들도 나도 입장 전부터 지치기 시작했다.

앗! 슬러시 수혈이 필요한 시점이다! 분명 곧 징징댈 테인데... 엄마의 촉은 곤두세워지지만 우리나라 에버랜드만큼 길거리 음식이 흔하게 보이지 않아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수많은 인파로 놀이 기구는 엄두도 못 냈지만, 다양한 테마파크를 구경하는 것만이라도 이곳의 즐거움은 충분했다.


이미 해리포터 마을을 다녀온 친구 덕분에 알게 된 후추 맛, 지렁이 맛 '해리 포터 제리'를 꼭 사야 한다는 아들. 오직 이 제리를 위해 이곳에 왔다는 아들의 말이 어이없었지만. 그 또한 취향이려니...

돈 주고 사 먹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어른의 입맛은 아니었지만, 제리 하나로 더위로 지친 마음이 달래진다면 엄마도 오케이. 두 개 사는 것을 허락하노라~^^


못내 놀이 기구를 못 타 아쉬워하는 아들,

엄마도 아쉽지만 놀이 기구는 에버랜드에서.


각종 캐릭터숍을 구경하며 인형도 사고, 사촌동생, 친구들의 선물까지 챙기는 센스를 발휘한다.

선물은 받는 것도 좋지만, 주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는 것을 아이들도 자연스레 배워가고 있다. 선물 받을 사람이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기뻐하는 아이들 모습이 그저 기특하기만 하다.

드디어 원조 일본라멘을 먹게 된다는 아이들의 기대는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식당 앞에서 사진 찍자는 말에 순순히 수긍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참 솔직하다^^


아이들은 이번 계기를 통해 여행의 의미를 새롭게 장착시키게 되었다.

늘 엄마 아빠의 차로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면 정해진 바운더리 안에서 마냥 행복하게 놀다가 오면 그것으로 임무 끝이었다. 입맛대로 먹고 놀고 자면서 경계 없이 아주 자유롭게. 하지만 타국에서의 여행은 모든 것이 낯설고 긴장의 연속이라 쉬이 피곤하다.

아이들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결코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길을 찾아 헤매야 되고, 새로운 세상을 익히면서 배우는 것들이 재밌으면서도 불편하다.

오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아이들은 일본에 이젠 오지 않을 것이라고 투덜거렸다. 그만큼 일정이 힘들었고, 생각만큼 재미도 없었으니 아이들 입장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여행 패턴과는 전혀 달랐으니....

하지만 이런 불편한 감정, 부정적인 마음도 경험하고 느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하고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나를 놓아두는 일,
좋고 나쁜 것들을 겪으며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것,
그동안 내가 누리고 있었던 혜택들은 당연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

일상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잠시라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이런 시간들이 아이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만으로도 나는 오늘의 시간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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