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불변의 법칙

오사카여행 3일차_식도락 여행의 즐거움

by 햇살정아


예상대로였다.

머리 위에 계란을 깨트리면 프라이가 될 것 같다는 아들의 표현처럼 일본의 태양은 미치도록 뜨거웠다.


일정대로라면 한국에서 미리 구매한 오사카 주유패스를 사용하여 관광명소를 돌아다는 것이었지만....


음.....

지금 이 날씨에?


스스로 개미지옥으로 들어가는 일과 같았다.

어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고개가 절로 흔들어진다.



여행의 방향은 급변경된다.

입도 마음도 즐거운, 무엇보다 이 여행의 리더인 엄마의 정신건강을 위한 본격적인 '식도락 여행'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신사이바시' 쇼핑몰로 향했다. 마치 서울 명동 같은 곳.



이른 아침이라 많은 상점들은 문이 열리지 않았지만 아케이드(아치형의 지붕이 있는 통로) 형 골목 상점의 시원함이 오늘의 선택에 확신을 주는 것 같았다.







오픈런.

어딜 가나 오픈런이 정답이다.



오사카의 명소 중 하나인 '글리코상' 앞에서 사진 찍기도 그랬다.

발 디딜 틈도 없는 곳인데 조금 일찍 서두른 덕분에 이렇게 여유롭게 사진 찍는 호사를 누린다.



오사카 하면 바로 이곳이 아닌가? 글리코상~~~~안녕^^


잠시 포즈를 취하는 와중에도 눈부시다고, 뜨겁다고 투덜대지만^^ 그래도 엄마 말 들어주는 아기 청소년~~^^



오늘의 행복한 여행은 이렇게 시작된다.


신사이바시 상점 여행 시작!


아이들의 첫 번째 간식은 '파블로 에그타르트'이다. 주말은 10시 오픈이라(평일은 11시 오픈) 상점 앞에서 시간이 어서 흐르기만을 기다린다.



"기다림도 여행의 일부란다."



하나씩만 사기를 잘했다는 아이들. 한입은 맛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느끼하고 갈증이 난다며...

맛 평가단이 따로 없다.


파블로 에그타르트에서 말차 맛으로 픽!!


다음은 자판기와 뽑기의 천국 오사카.

아이들의 낙원이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우리가 뽑기 매장 에어컨 비용 대신 내주는 것 같은 불길한 기분이 든다.


아직 브레이크 작동이 서투른 두 아이를 위한 엄마의 현실 처방 가이드는 꼭 필요하다.

아이들이 말한다.


"엄마, 왜 도박이 중독되는 건지 이제야 알겠어!"







오늘의 수확물!



다음은 백화점 쇼핑이다.

다이마루 백화점과 파르코 백화점이다. 이 둘은 연결이 되어 있어 이동하기 아주 편리하다. 평상시 쇼핑을 극도로 싫어하는 녀석들이지만 지금은 가릴 때가 아니다. 시원한 곳이면 어디든 오케이.


미리 검색 후 아이들이 좋아할 캐릭터 숍으로 올라갔다. 일본의 모든 캐릭터를 다 모아놓은 소품 숍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두 녀석 모두 아기자기한 인형과 소품들을 보면서 '귀여워~ 귀여워~' 연신 외쳐대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 때보다 눈빛은 초롱초롱 빛이 난다.


덩치는 산만한 머슴아이가 '인형을 좋아하는 순수한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웬일? 엄마의 착각이었다.

인형끼리 싸움붙이는 것이 재밌다는 어이없는 아들의 발언에 기가 찰뿐이다.



아이들은 하루 이천엔(약 이만 원) 씩을 사용하기로 약속하였다. 아이들에게도 지름신이 자주 도래하기에 적당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지브리 편집숍에서!


백화점 푸드코트를 다니며,

일본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기도 한다.



우리랑 비슷한듯 다른 일본 문화를 아이들은 온 감각을 대동하여 느끼고 있다.

그리고 즐겁게 조잘조잘 참새처럼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왜 이리 귀엽고 기특한지...

여전히 나는 도치 맘인가 보다.



식당에서의 물은 항상 얼음을 넣어주고, 맛은 극단적으로 달고 짜며, 사람들의 표정은 '킹더랜드' 가짜 웃음인 것 같다는 둥...아이스크림 자판기가 있어서 좋고,일본 화장실과 호텔은 어떻고 저떻고....



아이들만의 시선으로 끊임없이 풀어내는 소소한 일본 이야기가 엄마는 마냥 재밌기만 하다.


도미마루 백화점 푸드코트




오늘이 가장 행복했다는 아이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사카성 못 본다고, 햅 파이브 못 탄다고 큰일 나지 않았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더니...

엄마의 야심찬 계획은 일정대로 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더 큰 행복이 우리에게 왔다.



인생은 전화위복!

날씨가 더워 걱정이 많았지만 날씨 덕분에 일본인들의 일상을 미흡하게 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마음 편한 것이 제일이다. 찡그리며 돌아다니는 것보다 뱃속도 마음도 든든한 여행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먹어본 아이들의 '먹자 여행'은 성공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나는 아주 큰 행복을 얻었다.

결혼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나의 학창 시절 짝꿍을 우연하게 이곳 글리코상에서 만났다.



이 수많은 인파 속에서 옛 친구를 만나다니.... 정말 놀라운 일 아닌가?^^

'와~~와~~ ' 감탄 밖에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반가웠다.

그냥 헤어질 수야 없지. 마치 청계천 다리 같은 일본 오사카에서 우리는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회포를 풀었다.




여행은 이런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기도 한다. 생각지도 못한 우연을 가져다주기도 하며 일상에서 깨닫지 못한 소중함도 느끼게 해준다. 다시 돌아갈 내 집이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 마음의 위안이 된다.



3박 4일의 여행,

내 바람대로 한곳에서 진득하니 그곳을 천천히 느낄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붐비는 정신없는 곳이었지만 이 또한 즐거웠다.아이들과의 첫 해외여행, 몸과 마음이 조금은, 아주 조금은 성장하였길 바라며....



이제 집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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