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까' 도움을 얻기 위해 펼쳐 들었던 육아서를 읽으며 오히려 엄마에 대한 원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해야 한다'
'아이의 마음을 제일 먼저 공감해 줘라'
이런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왜 우리 엄마는 나를 이렇게 대해주지 않았지?'
'왜 우리 엄마는 내가 무언가를 하려고만 하면 안 된다고 하였을까?'
'왜 우리 엄마는 내 말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을까?'
친정과 가깝게 살았던 나는 그때도 매일같이 엄마의 잔소리를 듣고 살았던 시기였다.
남편에게 아이만 맡겨두고 외출하는 것을 극도로 못마땅해하셨고, 항상 집에서 아이들에게 집중하기를 바라셨다. 위험하다고 운전도 못하게 했을 정도면...
그리곤 빠지지 않는 말씀, "~라테는 말이야!"
항상 기준점은 엄마의 삶이었다. 연년생 삼 남매를 바쁜 아버지를 대신해 혼자 거의 다 키우다시피 하셨기에 엄마도 내가 그렇게 하기를 바라시는 것 같았다.
고분고분한 딸은 그저 엄마의 말씀은 하늘의 뜻으로 맹목적으로 수긍했고, 그게 정답인 듯 살아갔다. 생각 없이 살던 그쯤 책 속의 전문가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삶에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적극적이지 못하고 매사 수동적인 나의 태도가 그렇게 길들여놓은 엄마 때문인 것만 같았다.
새로운 것을 도전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벌벌 떠는 상황이 생기면 엄마가 나를 그렇게 나약하게 만들어놓은 것만 같았다. 엄마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엄마한테는 반항의 말도 원망의 말도 못 했고 묵묵히 엄마의 생각을 따라갔다.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일기장에 내 감정을 미친 듯이 쏟아붓는 것이 다였다.
그렇게 어영부영 아이들을 키우고 보니,,, 어느 날 문득 엄마가 나에게 했던 행동이나 말들이 이해가 되었다.
엄마의 걱정이, 엄마의 염려가.
이 모든 것이 엄마가 나를 너무도 사랑하고 아껴서 그랬다는 것을 비로소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나의 모습이 지난날 엄마의 모습으로 오마주 되는 것을 보면서.
'음~ 엄마가 이래서 그랬구나...'
초보 엄마 딱지를 떼어낼 쯤이나 되어서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정말 내가 원하고, 하고 싶었더라면 누가 뭐라고 해도 밀고 나갈 수 있었어야 했다.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해서 못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나의 의지박약이었다. 간절한 마음만 있었더라면 나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밀고 나갔어야 했다. 뒤늦게라도 이것을 깨달을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지금의 나는 엄마와는 조금은 다르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더라고 하더니...
내가 엄마에게 잠시 가졌던 '원망 포인트'를 거울삼아, 아이들에게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내가 보기에 뻔히 보이는 안 좋은 결과일지라도 아이들이 원하면 "Go~~!"
어른인 엄마의 말을 무조건 내 말에 복종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속단하려 하지 않고, 가지치기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 깨닫고 넘어지고 부딪혀 울어보라고 오히려 실패를 적극 장려한다.
사실 나에게 적용하고 싶은 삶의 이치를 아이들에게 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답게 즐겁게 살아가자고.
그 과정이 쉽진 않겠지만 결국 우리는 해낼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