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이, 첫 초등학교, 첫 공개수업, 첫 정, 첫사랑!
처음이라는 단어에는 '설렘'이라는 느낌이 짙게 배어져 있다. 처음에서 느껴지는 신선함과 콩닥콩닥 떨리는 마음은 삶의 희열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첫 아이의 첫 공개수업의 설렘이 문득 생각나는 하루다.
모든 것이 처음인 첫 아이 엄마시절엔 사소한 것에도 신경은 예민해지고, 뭐 하나 부족할까 온통 아이에게 안테나가 곤두세워졌다. 모든 관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던 첫 아이의 첫 공개수업은 엄마에게 큰 이벤트 중 하나이다. 어떤 선생님일지, 내 아이 교실과 책상은 어떨지, 친구들이랑은 잘 지내고 있을지... 궁금한 것 투성이다.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2~3년 정도의 연차로 느껴지는 어여쁘고 앳된 새내기 선생님처럼 보였다.
아이들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OO야, 정말 잘한다"라는 칭찬의 말이 단순한데, 완벽했다.
여전히 선생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서 맴돈다. 선생님의 칭찬은 아이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아니 엄마를 춤추게 만들었다. 선생님의 "잘한다"라는 단어가 아이에 대한 학교 걱정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그 단어에 깃든 사랑과 따스함에 진정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는 선생님께 그 단어를 배웠고, 종종 잘 써먹고 있다.
그 단어가 왜 이리 내 마음을 파고드는지, 참 듣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잘. 한. 다.
내가 그동안 잘 못 들었던 낯선 단어라서 그랬을까? 누구든지 '잘한다'라는 단어를 품고 바라보면 정말 다 잘하는 것처럼 보였다.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아이의 행동도, 내 주위 사람들의 모습까지도 잘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좋은 것만 보인다. 가끔 예외도 있지만^^
온통 잘나고 잘난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부작용이 생겼다. 나만 빼고 다 잘났기에 상대적으로 '나는 왜 이 모양이지?'라는 생각으로 점점 기가 죽어갔다. 정작 나는 나에게는 '잘한다'라고 스스로 칭찬해 주는 일이 양심에 찔리는 일처럼 느껴져 스스로에게 칭찬하지 못했다. 철면피를 깔았어야 했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눈에 띄게 되어 단점을 가리기 위해서 마음만 급했다.
이젠 나에게도 최면을 걸어본다.
'너 참 잘해~~'
무의식으로 마구마구 이 문장을 새겨 넣는다. 절대 지워지지 않도록 아주 강력하게!
'잘한다'의 달콤함에 기대어...
내가 나를 믿고 기대하며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처럼 진짜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