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무슨 꼬랑내가 난다?"
오늘 엄마와의 약속이 있어 엄마를 모시러 갔다. 차에 타자마자 콧잔등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엄마! 내 옷을 향해 킁킁 대신다.
"너..."
"응, 맞아, 어제저녁에 청국장 끓였어. 청국장만 끓인 게 아니라 갈치까지 구웠지!"
청국장에 생선비린내가 합쳐져 꼬리꼬리한 비린내가 나의 향기로운(?) 체취를 뒤덮었나 보다.
겨울, 그것도 한파경보 문자가 빈번하게 도착하는 요즘 같은 날씨에 나는 냉장고 파먹기를 하였다. 오래간만에 청국장을 끓여서 그랬나? '환기'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 어차피 냄새나는 거 생선까지 구워야겠다는 생각으로만 열심히 지지고 구웠을 뿐!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똥강아지들을 위해 뭐든 못해줄까? 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들의 입은 즐거웠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냄새는 우리 몸에 문신처럼 새겨졌던 것이다.
청국장과 생선구이의 조합이라니... 와! 말해 뭐 해, 이건 냄새의 끝판왕이 따로없다.
모르는 사람이 내 옆에 다가올까 연신 피해 다니기 바빴고, 일부러 핸드폰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엄마의 볼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하루종일 찝찝하게 돌아다닌 후 집에 들어오니, 역시나 익숙한 냄새가 나를 반긴다.
'안 되겠다!!' 아이들 오기 전에 서둘러 모든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 후 페브리츠를 곳곳에 뿌렸다.
지금 우리 집은 꽃밭이 되었다. 곳곳에 향기로운 꽃내음이 활짝 펼쳐져 있어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
요즘 진공청소기처럼 거침없이 빨아들이는 아이들의 식욕은 엄청나다. 내가 잠시 나사가 풀린 듯 방심하는 날이면 라면과 과자 같은 입에만 단 음식들로 배를 채우는 아이들을 보면서 정신이 번뜩 난다. 한참 성장기 아이들에게 정크푸드를 먹이는 것이 더군다나 집에 있는 엄마가 아이들을 그렇게 방치하는 것만 같아 마음 한편이 찔렸다.
여름까지만 해도 둥글둥글 굴러갈 것만 같았던 아들이 어느새 콩나물처럼 '쑤욱~' 엄마와 눈높이 사랑이 곧 가능해질 것 같다. 키가 크고 있다. 그런 아들을 보니 더욱 먹거리에 신경 써야겠다고 나름대로의 각오를 다졌다. 커야 할 나이에 제대로 먹지 못해 키가 크지 않으면 두고두고 죄책감이 들 것만 같았다.
콩나물을 다듬고 시금치를 조물조물 무치며 찌개를 보글보글 끓이며 우리의 사랑을 달달달 볶는다.
마치 내가 요리의 달인이라도 된 기분에 빠져 매일매일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고기, 해산물, 생선, 김밥, 카레, 볶음밥... 등등 뻔한 루틴이지만 골고루 준비하다 보면 매일이 달큼한 음식 냄새가 우리 집을 가득 메운다.
학원을 다녀오면서 부엌으로 바로 달려오는 아이들은 어김없이 말한다.
"엄마, 오늘은 불고기야? 냄새가 엘리베이터까지 나는데 우리 집일 줄 알았어." 기대에 가득 부푼 아이들의 싱글벙글한 모습, 어찌 가만있을 수 있을까?
더욱더 구수하고 고소한 향기를 많이 품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