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다.

by 햇살정아

 가장 많이 불리는 나의 호칭은 ‘엄마’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듣는 '엄마'라는 소리이지만 순간마다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다르다. 아이들이 하교 후 집안 출입문을 열면서 부르는 '엄마~~~'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목소리 톤에 따라 아이들의 상태를 가늠하며 때로 가슴을 철렁인다.

밝은 솔 톤의 '엄마'는 학교생활이 즐거웠거나(주로 체육수업이 있는 날이다) 급식이 맛있었거나 친구와 놀기로 약속을 정한 날의 목소리 톤이다. 반대로 땅으로 꺼질 것만 같은 축 처진 목소리는 친구와 싸웠거나 배가 고프거나 속상한 다른 이유가 있다.

  애타게 '엄마'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을 가슴에 꾹꾹 눌러 담고 집으로 달려오는 아이는 어땠을까? 때론 기쁜 소식을 알려주기 위해 총총총 한걸음에 달려왔을 것이고, 천근만근 한 무거운 마음을 혹처럼 질질 끌고 오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언제나 내 편인 엄마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엄마의 미소와 다정한 한마디를 듣기 위해 달려온 아이들을 포근히 안아준다. 덤덤한 척했지만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을까 마음이 찌릿찌릿하다.

"이젠 엄마는 들을 준비가 되었으니, 말을 해다오!"란 소리 대신 맛난 간식을 아이들 앞에 대령한다. 맛난 것 앞에 무장 해제된 아이들은 긴장했던 모든 감각을 풀어헤친다. 먹느냐 속상함을 잊을 때도 있고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나는 아이들과 한편이 되어 같이 화내고 욕하며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해 주려고 노력한다. 어김없이 터지는 ‘빙그레’ 아이의 웃음! 세상에 나의 편이 있다는 안정감에 아이의 소란했던 마음은 곧 고요해진다.

'아~ 한시름 놓았다.'라는 마음 뒤로 '우리는 그러지 말자!'란 다짐을 아이와 함께한다.

어느새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일을 하는 우리를 발견하는 나는 피식 웃는다.

엄마라는 존재는 나의 허물까지도 감싸주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나 역시도 엄마에게서 받았던 위로와 사랑 덕분에 힘들고 지칠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젠 내 차례다. 아이들에게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주려고 한다. 상처받고 힘들 때마다 너른 품으로 안아줄 수 있는 엄마가 있다는 믿음을 아이들에게 준다. 이 믿음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기에.

오늘도 힘차게 불리는 ‘엄마’란 소리에 심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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