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하경 Feb 12. 2022

봄 앞에, 바보가 된다

나뭇가지 사이사이 지저귀는 노랫소리에

졸고 있던 어린 새싹도 고개를 치켜들고

감추었던 꽃잎을 하얗게, 빨갛게 피어낸다


푸른 봄날이 형형색색

꽃잎으로 번져간다


불어오는 바람에 등 떠밀려 길을 걷다

피어난 꽃송이에 눈길을 빼앗기고

갈 길 잃은 발걸음은 우두커니 멈춰 선다


손 내밀어 꺾으려다

멈칫, 햇볕만을 담고     


다시 내민 손은, 또 한 번 멈칫

꽃 한 송이 고민에 빠진

바보는 갈 길을 잊는다.



별다른 이유가 없어 마음이 설레이는 봄날, 

설렐 이유 하나 만들어두고 유난히 더 가슴을 졸인다.

봄날의 사랑은 보통 그렇게 시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