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풀다
한옥마을을 산책하다 보니 드넓은 대청마루에 참새 한 마리가 무얼 하는지 집중모드이다. 사람이 가까이 가는데도 모르는 겐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겐지 날아가지 않는 참새가 신기하다. 보통 참새들은 아주 미미한 기척에도 후드득 날아올라 높은 곳으로 가버리는데 어디를 다친 것도 아니고 먹이를 먹는 중인 것도 아닌데 제자리에 가만히 있다.
참새가 가만히 있으니 가까이서 녀석의 솜털 같은 깃털과 총총한 눈과 작은 발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혹여 날아갈까 봐 한 폭 정도의 거리를 두고 지켜보았다. 너 참 작은 존재구나! 항상 나는 나만 미미한 존재처럼 느껴져 답답했는데 내가 작은 것이 아니구나. 너를 보니 작다는 느낌보다는 존재 자체가 느껴진다.
나는 항상 피해받고 상처 받을까 봐 전전긍긍 방어태세로 긴장하며 살아온 것 같다. 마음 놓고 세상을 즐기지 못한 것이 제일 안타깝다. 작은 참새에겐 커다란 내가 무척 위험한 존재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참새들이 귀여워 조금만 가까이 가서 보려 하면 후다닥 날아 가버려 까칠하다 생각했는데 이해가 된다. 참새가 볼 때 난 무서운 거인이겠지만 내가 본 나는 소심한 참새였다.
유유자적 경계심을 풀어버리고 드넓은 대청마루에서 쉬어가는 작은 참새처럼 세상에 대한 방어태세를 내려놓고 나도 잠시 쉬어 보자. 작든 크든 상관없이 참새가 그냥 참새이듯 난 그냥 나이고 세상도 그냥 세상인 것을, 더불어 가는 세상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고 내 인생을 즐겨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