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
관심이 있는 것만 눈에 띈다. 아마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긴 분명 보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마음이 없어서 그냥 스쳐가 버린 것이다.
고양이 집사가 되어 보니 고양이들만 보였다. 고양이들은 웬만해서는 보통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사의 눈에는 자동차 밑에서, 담 위에서, 수풀 속에서, 골목길에서 등 모든 곳에서 고양이들이 보인다. 그리고 고양이가 내는 소리에 아주 민감해진다. 취업했을 때는 직장인만 보이고, 임신했을 때는 임산부만 보이고, 아이들이 어릴 때는 어린아이들만 보이고, 아이들이 크니 큰 아이들만 보였다.
나이가 드니 관심이 조금씩 사라져 간다. 관심이 적어지니 세상사가 그저 그런 일상사의 되풀이였다. 재미없는 일상사가 무한정 반복되니 그나마 남아 있던 의미마저 퇴색되고 무기력해져 갔다. 그러다 보니 나이 든 사람의 시간은 훅 하고 지나가 버리는 것 같다. 하루에 무언가에 집중하여 보냈다면 그날은 뜻있는 시간이 되고, 그날 하루는 머릿속에 기억된다. 기억에 없는 하루는 아주 짧고 덧없이 흘러가게 된다.
어른들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느냐며 쓸데없이 나이만 먹게 된다고 한탄하는 것을 자주 들었었다. 그건 그들이 하루하루를 반복적인 습관성으로 무료하게 그리고 무의미하게 보냈다는 뜻이다. 하루를 길게 살려면 관심사를 찾아서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무료하지 않고 활력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신의 삶을 활력 있게 살려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무관심과 무기력으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그만 구멍에서 거대한 둑이 무너진다 했다. 호기심이 사라지고 삶이 무의미해지기 시작하면 삶이 노화되고 무너지게 된다.
꽃 한 송이를 보더라도 마음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그저 그런 꽃이 피었구나 하고 스쳐가지 않도록 나의 시선에 정성을 들여 본다. 그렇게 마음을 들여 꽃 한 송이라도 보며 산책한 날은 무언가 뿌듯함을 안고 집에 오게 된다. 걷기 운동한다고 몸 따로 걷고 눈은 핸드폰에 집중하고 있으면 운동 후 탄력을 얻기는커녕 다리만 아파온다. 한 걸음을 걷더라도 마음이 같이 있어주어야 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다 보면 무기력 속에 빠지지 않게 된다. 나이 들어서 노화가 온다기보다 관심을 잃어서 노화가 더 촉진된다고 생각된다. 생기를 잃지 않도록 자신의 삶에 많은 변화를 시도한다면 원하는 노화를 지연시키고 활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