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설치고 있다. 밖에서는 길냥이들의 다툼 소리가 요란하고 방안에서는 다윗과 하얌이가 씩씩거리며 뛰어다니고 있다.
불안한 나이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가고 싶은 곳은 많은 나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엔 노쇠해 가는 몸이 버티지를 못하고……. 그냥 포기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고 무료하다. 그래, 천천히 가자! 포기는 하지 말고 힘들면 쉬어 가면서 가지 뭐! 좀 뒤처지면 어때 뭐! 가다 보면 내 인생을 가게(살게) 되겠지!
속 끓이면 어느새 몸에 오는 반응이 남들은 보이는 입술에 물집이 생겨 ‘정말 힘든가 보네’하는 인정이라도 받는데……. 난 그 물집이 하필이면 보여 줄 수 없는 하부 생식기에 난다. 물집이 터지면 소변을 볼 때마다 쓰라림이 장난 아니다.
일이 잘 안 풀리니 아무리 쿨한 척하려 해도 속은 끓어오르고 있었나 보다. 어디 월급쟁이로 몇 년 생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마땅한 자리가 나오지 않는다. 나이와 경력은 많은 데 페이가 너무 적어서 프리로 일하고 있으나 일거리가 많이 줄었고 일거리를 늘리려고 새로운 자리를 뚫자니 몸이 견뎌내기 어렵고……. 에효효~ 지끈거린다.
경력이 많으면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경력이 아무리 많아도 나이가 많으면 도태된다. 둘 다 많으니 고민만 늘어간다. 마음을 달래려고 애를 써보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아직은 살림 경제에서 물러날 처지가 아니라서 한 치의 여유를 가질 수가 없다.
코로나로 인하여 불경기가 길어지고 프리랜서로 일하던 일거리에 타격을 엄청나게 받았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쉬었지만 끝나지 않는 코로나와 불경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만개한다. 나이로 인하여 경쟁력이 더욱더 약해진 지금 돌파구로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싶은 데 마음뿐이다.
몸이 받쳐 주지를 않는다. 그래도 할 일은 하고 갈 길은 가야겠지. 시도하고 중단하지 않으면 바위에 쇠몽둥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노인처럼 바늘을 만들겠지. 도폭 펄럭이며 하얀 수염 기른 도사처럼 나이는 도를 닦게 만든다.